'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 그룹 산하 전기차회사 빈패스트(Vinfast)가 뉴욕증시 거래 첫날 주가가 폭등하면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빈패스트의 시가총액은 단숨에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회사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를 훌쩍 뛰어넘었다.

CNBC와 블룸버그 통신등의 보도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기업인수목적회사 SPAC을 통해 15일(화) 나스닥에서 우회상장했으며 미국 증시에 상장한 최초의 베트남 기업이 됐다.

거래 첫날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22달러(약 2만94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빈패스트는 장중 68% 치솟으며 37.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시총은 약 850억달러로 미국 포드(480억달러)나 GM(470억달러)을 넘어섰다. 빈패스트의 SPAC 파트너인 블랙스페이드에퀴지션이 지난 6월 빈패스트 몸값으로 제시한 230억달러(주당 10달러)에 비해 세 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빈패스트 지분 99%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베트남 최고 부자 팜 니얏트 브엉 회장의 자산은 하루 사이 390억달러(약 52조원) 급증해 443억달러(약 60조원)까지 늘었다.

빈패스트

(라스베가스 CES 전시회에 전시된 빈패스트 전기차모델: )

그러나 유통 가능 물량이 적어 가격이 요동치기 쉬운 만큼 주가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현재 브엉 회장의 지분을 뺀 나머지 지분인 1%만이 시중에 거래되기 때문에 주식 거래량 자체가 적어서 가격 변동성이 심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앞서 로즈타운모터스나 니콜라, 패러데이퓨처인텔리전트일렉트릭 등이 잇따라 SPAC을 통해 상장한 뒤 단기적으로 급상승했으나 이후 폭락한 만큼, 빈패스트 역시 이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로즈타운 모터스와 패러데이 퓨처 등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SPAC을 통해 상장했으나 이후 시가총액의 90%이상이 증발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20년에서 2021년 SPAC을 통해 상장한 전기자업체로는 로즈타운모터스, 패러데이퓨처, 카누, 니콜라, 루시드가 있으며 이들의 현재 주가 하락률은 각각 99%, 98%, 98%, 95%,74%로 루시드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95%이상 폭락했다.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의 빌 루소 대표는 "투자자들은 전기차에 미래가 있으며 저비용 생산 동아시아 국가가 미국의 경쟁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지정학적으로 볼 때 그 국가가 중국이 아니라 베트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전기차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수익성 있는 핵심 사업이 없고 돈을 버는 속도보다 외부 조달 자금을 소진하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라며 빈패스트는 베트남 빈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빈 그룹의 브엉 회장이 2017년 93억달러를 투자해 세운 빈패스트는 지난해 8월부터는 가솔린 모델 제작을 전면 중단하고 전기차만 생산하고 있으나 아직 전기차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판매량은 4만5000~5만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연간 15만대 규모의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최근 미국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