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이달리아(Idalia)가 4등급으로 체급을 키워 오는 30일(수) 오전 미국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 상륙한다. 

최대 30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고 5m 높이 폭풍 해일이 해안가를 덮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플로리다 주를 비롯한 주변 주에서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응에 들어갔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쿠바를 휩쓸고 지나간 이달리아가 북상해 29일 오후 11시 기준 플로리다 서부 해안 도시 시더케이로부터 193㎞ 떨어진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리아의 현재 풍속은 시속 177㎞로 3등급 기준보다 1㎞/h 낮은 2등급 허리케인에 해당한다. 

그러나 30일 오전 8시 플로리다 북서부 탤러해시 해안에 상륙할 때에는 4등급 대형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키울 것으로 NHC는 내다봤다.

허리케인이 플로리다를 관통하는 30일 오전에는 시속 209~251㎞의 매우 강한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NHC는 29일부로 플로리다 북·서부 지역에 허리케인 경보를 발령했다.

허리케인 이달리야

플로리다 전역과 조지아주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동부 지역은 이달리아의 영향으로 오는 31일까지 100~200㎜ 비가 내리며 곳에 따라 최대300㎜에 육박하는 강우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해일 경보도 발효돼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는 3~5m 높이의 파도가 몰아쳐 저지대를 중심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디앤 크리스웰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대규모 폭풍 해일의 경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해안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대형 허리케인 상륙이 임박함에 따라 당국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9일 대선 유세를 긴급 중단하고 플로리다 서부 연안에 있는 23개 카운티 주민을 상대로 대피 명령을 내렸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주방위군 장병 550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정전 사태에 대비해 3만여명의 기술진에게 출동 대기를 요청했으며 휘발유 110만갤런(약 416만ℓ)을 비축했다. 

플로리다 내 40개 이상의 학군이 29일부터 휴교에 들어갔으며 탬파 국제공항은 항공편 운항을 모두 중단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28일 디샌티스 주지사와 통화한 뒤 플로리다 주정부의 비상사태 선언을 승인해 연방정부 자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뒤 FEMA 직원 100여명을 플로리다에 급파했다.

이달리아는 30일 오후 8시 플로리다 북동부 서배너와 찰스턴 사이를 지나며 1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이 약화되고, 31일 오전 8시쯤 열대폭풍으로 바뀌어 윌밍턴 동부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 상륙한 4등급 허리케인 이언으로 총 150명이 사망했으며 해일과 강풍으로 교량과 건물이 무너지고 곳곳이 물난리를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