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로 의견 팽팽히 엇갈려...BOE 총재 "추가 인상 필요한지 면밀히 지켜볼 것"
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동결하며 14회 연속 이어온 인상을 중단했다.
잉글랜드은행(BOE)은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로 동결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BOE는 통화정책위원들 사이에 금리 동결과 0.25%포인트 인상 의견이 5대 4로 팽팽하게 엇갈렸다고 말했다. 캐스팅 보트를 쥔 앤드루 베일리 총재가 동결을 선택했다..
BOE는 2021년 12월 연 0.1%에서부터 쉼 없이 금리를 올리며 공격적으로 긴축 정책을 펼쳤다.
금융시장에선 최근까지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여겼으나 전날 물가 상승률이 18개월 만에 최저로 발표된 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8월 물가 상승률이 연 6.7%로 예상치(연 7.1%)보다 훨씬 낮게 나오자 동결 전망에 힘이 확 실렸다. 인상하더라도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후 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자 이날 오전 금융시장이 보는 인상과 동결 확률은 각각 50%가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통화정책위원회는 결정문에서 경기 둔화를 우려하며 금리 인상이 노동시장과 실물 경제 전반의 모멘텀에 영향을 준다는 신호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BOE는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4%에서 0.1%로 한 달 만에 하향 조정하고, 주택 시장이 뚜렷한 약세 신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7월 국내총생산(GDP)은 예상과 달리 0.5% 감소했다.
BOE는 최근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단기간에 상당히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2025년 2분기에 목표(2%)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위원회는 금리가 충분히 오랫동안 제한적일 것이고 더 지속적 압력이 있다는 증거가 있으면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기존의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베일리 총재는 "추가 인상이 필요할지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선 앞으로 영국 기준금리가 더 오를 확률을 10%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KPMG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야엘 셀핀은 금리가 한동안 지금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며 인하는 2024년 11월이 돼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러미 헌트 재무부 장관은 BOE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추후 동결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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