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정부 업무의 일시적 중단을 의미하는 '셧다운(shutdown)'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면서 미국 정가의 문제 해결 능력이 또 한 번 시험대 위에 섰다.
2024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현지 시각 10월 1일까지 만 7일을 남겨두고 있지만 협상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셧다운은 막으려면 회계 연도가 시작하는 10월 1일 이전에 예산안이 처리되어야한다. 현행 미국 정부 지출 관련 법들은 2023 회계연도가 끝나는 오는 30일 효력이 만료되기 때문에 새 예산안 처리가 불발될 경우 새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내달 1일 오전 0시부터 연방정부 업무 일부가 일시 중단된다.
예산 법안 심의 권한을 쥔 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 내부의 극단적 강경론자들이 당 지도부와 이견을 빚고 있는 게 셧다운 위기의 표면적 원인으로 꼽힌다.
당초 지난 5월 바이든 행정부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와 개략적인 예산안 규모에 뜻을 모았지만, 공화당 내 강경파들은 대폭 삭감을 요구하며 버티고 있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캐빈 매카시의원은 협상 시간을 벌고자 한 달짜리 임시예산안(CR: continuing resolution)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내 '예산 강경파'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열린 의회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소그룹의 극단적 공화당원들이 약속(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 간의 잠정적 합의)을 지키길 원치 않아서 지금 미국의 모든 국민이 대가를 치를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에 재정을 공급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의회의 임무"라고 전제한 뒤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이 그들을 선출하면서 맡긴 일들을 시작할 때"라며 "일이 되도록 만들자"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셧다운이 실행될 경우 식품 안전, 암 연구,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셧다운이 현실화할 경우 자동차 메이저 3사 노조의 파업으로 곤혹스러운 바이든 대통령에게 또 하나의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50년간 20여 차례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를 겪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셧다운은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8년 12월 시작해 역대 최장인 34일간 지속됐다.
셧다운이 될 경우 공공 안전 분야를 제외한 연방 정부 여러 부문 소속 공무원 수십만 명이 급여를 받지 못한 채 일손을 놓게 될 수 있다.
그 여파로 국립공원 등이 일시 폐쇄될 수 있으며, 저소득층에 대한 식료품 보조금 지급 등 일부 사회복지 프로그램 집행에 차질이 생기게 될 수도 있다.
셧다운이 끝나면 셧다운 기간 급여를 받지 못한 공무원들은 해당 금액을 보전받게 된다.
그럼에도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수십만 공무원들의 가계 지출에 영향을 줌으로써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