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와 영토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사실상 장악함에 따라 이곳에 사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대탈출'을 시작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정부는 25일(현지시간) 오전 8시 기준으로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계 주민 4천850명이 아르메니아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나고르노-카라바흐를 탈출한 이들이 집과 세간살이를 그대로 놔두고 최소한의 소지품만 챙겨서 간신히 빠져나왔으며,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도 거의 없는 상태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25일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효과적인 보호 시스템이 없을 경우 "인종 청소를 당할 위협"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인정되지만,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대거 거주하고 있다.
이곳에 사는 12만명에 달하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은 '아르차흐 공화국'이라는 국가를 세우고 아르메니아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요구해왔다.
'캅카스의 화약고'로 불리는 이곳을 둘러싸고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두 차례 전면전을 벌이기도 했다.
작년 12월부터는 아제르바이잔이 이 지역과 아르메니아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라친 통로'를 차단해 식량·연료 공급이 끊기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 상태가 벌어졌다.
이어 지난 19일 지뢰 폭발로 자국 민간인이 사망한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나고르노-카라바흐 일대를 공격했고, 하루 만인 20일 자치세력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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