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핑크 블랙록 회장 "10년물 미 국채 금리 5% 이상으로 오를 것"
WSJ "새 금리 체제로 인해 시장 희비 엇갈려"

고금리 시대

( 고금리시대)

미국 등의 국채 금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상황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수준으로 오르고 있으며,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일(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극심한 채권 매도세 속에 미국·독일·일본 등 주요국의 국채 금리가 연초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수준에 근접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주 장중 2.9785%를 찍으며 2011년 이후 닿은 적 없는 3%에 근접했고, 6월 말 3.818%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인 4.6%로 올라간 상태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8일 0.755%까지 올라 2013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대응 과정에서 기준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하겠다고 강조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최근 "단단히 박힌 인플레이션 때문에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최소한 5%나 그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퍼싱 스퀘어 자산운용의 빌 애크먼 최고경영자(CEO)도 유사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를 비롯한 시장 상황이 중앙은행의 천문학적 돈 풀기로 왜곡되기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프레더릭 도다드는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빨리 진정되고 중앙은행이 매우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적일 것으로 봤는데, 지난 몇달간의 상황은 기본적으로 시장이 틀렸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인플레이션이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내려올지에 달려있지만, 초저금리 체제에서 바뀌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BCA 리서치의 롭 로비스도 "2008년 위기 전의 세계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상승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올 연말 미 국채 10년물 금리 목표치를 4.3%로 수정했는데,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0.4%포인트가량 높지만 여전히 현재 금리 수준보다는 낮은 것이다.

한편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로운 금리 체제로 인해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면서, 달러 가치가 오르는 반면 신흥국 시장은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달러 가치는 미 국채 금리 상승과 경제 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7월 중순 이후 6%가량 상승했다. 이에 따라 달러 표시 부채가 있거나 달러로 수입 대금을 결제하는 신흥국들의 어려움이 두드러지고 있다.

3분기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25%가량 폭락했으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주가지수는 4.4% 떨어졌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2.4% 오르고 코스피 지수는 3.86% 하락한 상태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 채권 가격, 대형 기술주 주가, 배당주 투자 수익률, 시가총액 기준 소형주 등의 성적도 좋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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