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란 타협점 찾는 것...내가 믿는 것을 위해 싸웠다"
공백 장기화 전망..."명백한 승계자 없어 불확실성 높아"
3일(화) 미국 하원에서 전격 해임된 케빈 매카시(공화) 하원의장이 재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매카시 의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의장직을 떠난다"며 "재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매카시 의장은 동료 의원들에게도 재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AP 통신 등이 전했다.
공화당 연구위원회 위원장 케빈 헌(공화·오클라호마) 하원의원은 로이터 통신에 "그는 하원의장이 되기 위해 민주당과 협상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미 하원은 전체 회의를 열고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해임 결의안을 가결했다.
매카시 의장이 추진한 임시예산안 처리에 반발해 '반란'을 주도한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에 더해 당론으로 해임에 찬성하기로 한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에서 대통령, 부통령에 이어 권력순위 3위인 하원의장이 해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카시 의장이 재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과 함께 해임안을 주도한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과 관계 개선이 없으면 재선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는데, 매카시 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2024 회계연도 예산안 심사에서 공화당은 정부 예산 대폭 삭감 등을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매카시 의장은 지난달 30일 45일짜리 임시 예산안을 극적으로 처리해 셧다운(연방정부 기능 마비) 사태를 피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나는 협상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정부란 타협점을 찾도록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내가 믿는 것을 위해 싸웠다"며 "나는 계속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다른 방식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매카시 의장 해임에 따라 공화당 패트릭 맥헨리 금융위원장이 임시 하원의장에 지명됐다. 다만, 임시 의장으로서 그의 권한은 제한돼 있다.
미 정국은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들게 됐다.
AP 통신은 "공화당 다수의 미 하원을 이끌 명백한 승계자가 없는 만큼 차후 단계가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원의장이 공석이 되면서 내년도 예산안과 국방수권법(NDAA·국방예산법) 처리 등 중요한 의사일정을 앞둔 미국 의회가 당분간 사실상 마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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