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의사당 부속건물에서 농성을 벌이는 유대인 시위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18일(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무력 충돌을 즉각 중단할 것을 주장하는 유대인 시위대가 워싱턴DC의 미국 의회 사무동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는 사건이 벌어졌다.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반(反) 시오니즘(유대민족주의) 성향 유대인 단체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 소속 활동가 약 200명은 이날 오후 의회의사당 인근 부속건물인 캐논 하우스 오피스 빌딩 내 원형 홀을 점거했다.
이들은 검은 티셔츠를 차려입은 채 "세계가 보고 있다", "유대인들이 지금 휴전을 말한다" 등 구호를 외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멈추고 즉각 가자지구에 평화를 가져올 것을 촉구했다.
현장에선 '휴전'이나 '가자를 살려달라'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도 전시됐다.
건물에 들어오지 못한 채 바깥에서 시위를 벌이는 인원도 약 500명이나 됐다고 한다.
버몬트주에서 왔다는 한나 로렌스(32)는 "현재 바이든은 이스라엘을 압박할 힘을 지닌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그 힘을 무고한 생명을 구하는 데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출신 랍비 린다 홀츠먼(71)은 바이든 대통령이 "눈을 뜨고 가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가자에서의 파괴를 봐야 한다"면서 "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미 의회경찰은 캐논 하우스 오피스 빌딩을 점거한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이중 상당수를 연행했다.
미 의회경찰은 엑스(옛 트위터) 공식계정에 "시위를 멈추라고 경고했으나 이에 따르지 않아 연행을 개시한다"는 글을 올린 지 약 두 시간 만에 시위대를 전원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연행된 시위대의 수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의회경찰은 연행된 시위대 중 3명이 업무 중인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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