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사이츠 "美제재 속 中이 또 해내...놀라운 기술적 도약" 주장
"소비자용 기기에 탑재된 가장 앞선 3D 낸드 메모리 칩"

YMTC

( 중국 양츠메모리 공장 전경. 자료화면 )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생산한 232단 3D 낸드플래시(이하 낸드)가 소비자 기기에 사용됐다고 반도체 컨설팅 업체 테크인사이츠가 주장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테크인사이츠는 25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지난 7월 소리소문없이 출시된 1테라바이트(TB) 용량의 소비자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즈타이 티600'에서 YMTC가 제조한 232단 쿼드러플레벨셀(QLC) 3D 낸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테크인사이츠는 "이는 소비자용 기기에 탑재된 세계에서 가장 앞선 3D 낸드 메모리 칩"이라며 "놀라운 기술적 도약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또다시 해냈다"며 "YMTC는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미국의 제재로 부품과 장비 조달에 제한이 가해지는 상황에서도 조용히 첨단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화웨이가 지난 8월말 내놓은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의 7나노 공정 칩이 쓰인 것에 이어 중국이 무역 제재를 극복하고 자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크인사이츠는 다만 YMTC의 해당 3D 낸드가 오롯이 중국산 장비나 부품으로 제작됐는지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았다.

앞서 SCMP는 지난 4월 YMTC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자국산 장비를 활용해 첨단 3D 낸드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YMTC가 엑스태킹(Xtacking 3.0) 낸드 제조를 위해 식각(에칭) 장비를 만드는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 베이팡화창(나우라 테크놀로지) 등에 대규모 발주를 했다고 전했다.

테크인사이츠는 앞서 지난해 11월 YMTC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보다 먼저 세계 최초로 200단 이상의 3D 낸드 플래시를 생산해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매체는 "YMTC가 엑스태킹 232단 낸드 플래시를 생산했음을 발견했다"며 "코로나19 봉쇄, 지정학적 긴장, 미국의 무역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첨단 기술은 YMTC를 세계 반도체 업계의 중요한 경쟁자로 만든다"고 평가했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고차원의 적층 기술이 필요하다.

적층은 셀(cell)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기술로, 낸드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 14nm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YMTC 등 중국 기업 36개를 수출통제 명단에 올렸다.

미국은 또한 최근에는 저사양 인공지능(AI) 칩에 대해서도 중국으로의 수출을 금지하는 추가 수출 통제 통지를 발표했다.

YMTC는 미국의 제재로 우한에 계획한 두 번째 웨이퍼 공장 건설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전폭적 자금 지원으로 오랜 기간 해외에서 조달해온 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앞서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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