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준 AI, 3∼5년 내 나오기 힘들 것...우리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위험 우려엔 항공운송 태동기 비유..."추락 우려해 발전 없었으면 태평양·대서양 못건넜다"

얀 르쿤 메타 부사장 겸 수석 AI 과학자

"언젠가 인간보다 더 똑똑한 기계가 나오겠지만,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다"

'인공지능(AI) 4대 천왕'으로 꼽히는 얀 르쿤 메타 부사장 겸 수석 AI 과학자는 30일(목)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메타 AI 연구소 '메타 페어(FAIR)'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어느 시점에 인간보다 더 나은 기계가 나오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세계 40여개 미디어 관계자가 초청된 이날 행사에서 르쿤 부사장은 "가장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것(인간을 넘는 AI)이 곧 나온다, 3년 안이라고 말한다"며 "내가 15년간 이 말을 해왔는데 그들은 틀렸다"고 단언했다.

얀 르쿤 메타 부사장 겸 수석 AI 과학자

(얀 르쿤 메타 부사장 겸 수석 AI 과학자. 연합뉴스)

이어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인간의 지능과 비슷한 수준의 AI가 5년 안에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을 평가 절하했다.

그는 "현재 AI 전쟁(war)이 진행 중이고 황은 무기(AI 칩)를 공급하고 있다"며 "황은 이 전쟁이 계속되기를 원하지만, (인간 수준의 AI는) 3년이나 5년 안에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고,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캐나다 토론토대 제프리 힌턴, 몬트리올대 요수아 벤지오, 미 스탠퍼드대 앤드루 응 교수와 함께 'AI 4대 천왕'으로 꼽히는 그는 AI 개발론자를 의미하는 '부머'(boomer)다.

르쿤 부사장은 AI 기술이 아직 인간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며 그런 점에서 현재 제기되는 AI 위험이 "과장됐다"고 봤다.

그는 "(인간보다) 체스를 잘 두는 기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인간 지능에 도달할 수 있는 기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는 AI가 있지만, 아직 레벨5 수준(완전)의 자율주행차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10대라면 20시간 정도만 연습하면 운전 기술을 배울 수 있다"며 "10살짜리 아이에게 식탁을 치워달라고 부탁하면 아이는 배우지 않고도 한 번에 이를 할 수 있지만, 로봇은 방법을 전혀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I 위험에 대한 우려를 1920년대 항공기가 등장했을 당시와 비교했다.

그는 "1925년 항공 운송이 시작됐다"며 "당시에도 항공기가 추락하는 재앙을 생각하면 당장 항공 운송을 중단해야 한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그런 우려 때문에 아무런 발전을 하지 않았다면 제트 엔진은 발명되지 않았고 우리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널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덧붙였다.

뉴욕대 교수이기도 한 르쿤 부사장은 10년째 메타 AI 연구소에 재직 중이다.

"나의 머리는 아직 생생하다"고 웃으며 말한 그는 "학교에서의 이론을 실제에 직접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며 현장 연구를 이어오는 이유를 설명했다.

메타에서만 연구를 이어오는 데 대해서는 "나는 공개 연구(open research)를 하는 곳이 아니라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타는 자체 최신 대규모 언어 모델(LLM) 라마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 소스로 제공하고 있다.

르쿤 부사장은 "AI 기술이 오픈되지 않으면 일부 기업의 통제하에 들어갈 수 있다"며 "AI 위험은 이 오픈 소스가 불법적으로 이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맞은 챗GPT 출시 1주년에 대해 "안전 때문이었지, 이미 큰 기업들이 대규모 언어 모델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에서 최근 발생했던 최고경영자(CEO) 전격 해고 및 5일만의 복귀 사태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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