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전세계 지수 9%, 다우·S&P 각 8.9%, 나스닥 10.7% 상승
"통화정책 변곡점 가까워, 내년 상반기 적어도 한번은 금리 내릴 것"
미국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향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11월 전 세계 주식시장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30일(목)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 세계 국가지수는 11월에 9% 가까이 상승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성공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던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이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주요 3개 지수가 모두 기록적인 월간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520.47포인트(1.47%) 오른 35,950.8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의 연고점을 넘어선 것으로, 지난해 1월 13일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22포인트(0.38%) 상승한 4,567.80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며 32.27포인트(0.23%) 하락한 14,226.22에 장을 끝냈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의 11월 상승률은 각각 8.9%, 나스닥지수는 10.7%였다.
S&P 500지수 상승률은 월간 상승률로는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또 1928년 이후 거의 100년 가까운 기간에 이 지수의 11월 상승률이 8%를 넘은 것은 10번도 채 되지 않는다.
11월에만 시가총액 기준으로 3조 달러가량 올랐고, 이제 사상 최고치까지 5% 정도만 남은 상태다.
글로벌 증시의 높은 상승세는 미국과 유로존의 금리가 정점을 찍고 내년 상반기에는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나왔다.
유로존의 11월 인플레이션은 2.4%로 예상치를 훨씬 밑돌았으며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에 준거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10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하며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도 위험심리 선호에 영향을 미쳤다.
투자회사 아폴로의 토르스텐 슬로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이제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그렇다면 연준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으며, 따라서 위험 자산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요한 문제는 이런 생각이 맞는 거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가상승률 둔화세가 지속하면서 연준의 추가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시장 전망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카슨 그룹의 소누 버기즈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은 궁극적으로 통화정책의 변환"이라며 "낮아진 변동성 또한 시장에 자금을 유입시키고 주식에 대한 비중을 늘리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통화 정책의 변곡점이 가까워졌으며, 연준이 2024년 상반기 중 적어도 한번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면서 "연준 관리들은 이미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음을 인정했는데 이는 경제가 강하고 실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금리 인하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토로의 캘리 콕스는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이사들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하 전망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며, 연준의 이런 발언이 이어지는 한 금리인하에 대한 열망은 금리 민감 분야에서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경제는 둔화하고 있고 경기침체는 여전한 위험 요소"라고 덧붙였다.
한편 물가상승률 둔화세 확인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미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증시 마감 무렵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34%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8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달러는 이날 상승세로 마감했지만 월간 기준으로 보면 1년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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