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중국특위 보고서...'최혜국 대우 박탈'·'중국산 반도체에 관세' 제안"
중국 무역협정 준수 담보 장치 필요...미국, 中 종속국 될지 선택할 시점"
中외교부 "경제문제를 정치화·무기화...무역·관세 전쟁에 승자 없어" 경고
미 하원에서 강도 높은 중국 규제 청사진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다.
하원 중국특위는 12일(화) 통상 및 투자 제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모두 130개에 달하는 입법 규제 제안을 포함한 초당적 보고서를 공개했다.
현안마다 대립하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중국의 안보 위협에 대해서만큼은 그간 초당적 목소리를 내왔다.
보고서는 틱톡을 비롯해 반도체, 중국산 드론 등 민감한 현안 대응부터 거시·장기적 규제를 망라했다.
보고서는 우선 중국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최혜국 대우 배제, 중국산 재화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의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을 제안했다.
미국은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1년부터 기본 원칙에 의거, 중국에 대해 다른 나라와 동일한 최혜국 지위를 기본적으로 적용해 왔다.
위원회는 그러나 중국은 그간 기본적인 세계 무역 질서를 전혀 존중하지 않았다고 지목하며, "중국이 스스로 약속한 무역 협정을 준수하도록 담보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다만 중국을 위해 별도의 항목을 창설할지 북한, 쿠바, 러시아 등과 같은 비정상국과 동일한 대우를 할지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
중국의 WTO 가입과 함께 도입됐다가 2013년 폐기된 421조 세이프가드 재도입도 주장했다.
해당 규정은 WTO 회원국들이 국내 시장을 교란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입증 필요 없이 관세를 인상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2009년 중국산 타이어에 관세를 인상한 바 있다.
보고서는 또 미국 정부가 중국과 경제 전쟁에 대비한 '비상 계획'이 부재하다면서, 중국 당국의 규제 시 미국 은행이 입을 피해에 대비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계획 마련을 포함해 동맹과 연대할 전략 마련을 촉구했다.
규제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를 포함해 '외국 적대 세력'이 소유한 소셜 미디어 회사의 경우 미국 내 지분 매각 및 사업 금지를 감수하도록 아예 못 박는 법규 도입도 제안했다.
미국 당국이 규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산 반도체에 대해서는 상무부에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고, 미국 연방 정부가 중국산 드론을 구입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다.
중국에 투자한 미국 기업의 경우 변화 발생 시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과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한 강도 높은 반발로 인해 어느 정도의 대가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종속국으로 미국을 보는 시각을 받아들이거나 자체적인 안보와 번영을 위해 일어서는 것, 미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보고서는 특위의 첫 청문회 이후 딱 4개월만에 나온 결과물"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가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인 시점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 간 긴장이 정점으로 치달은 미중 관계는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 전쟁을 기점으로 일단 '관리 모드'로 돌아선 분위기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경쟁은 추구하지만 갈등은 원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에서도 미중은 1년 넘게 중단돼 온 고위급 군사 소통선 복원에 합의하며 일정한 관계 회복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이번 보고서 공개와 관련, 중국은 미 하원 중국특위를 강하게 비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보고서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 위원회(미 하원 중국특위)는 '중국 먹칠'을 자기 소임으로 삼고 있는데, 편견과 적의로 가득하고 조금의 이성도 없다고 할 수 있다"면서 "그들의 말 또한 미국 내 일부 인사가 중미 사이의 경제·무역과 과학·기술 문제를 정치화·도구화·무기화하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기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오 대변인은 "중미 경제·무역 협력의 본질은 호혜이고, 무역·관세 전쟁엔 승자가 없다"며 "인위적인 제한이나 보호주의 실행은 정상적인 무역 교류와 산업·공급망의 안정을 교란할 뿐, 어느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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