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30조 원→3천200억 원 폭락...잘못된 투자·시장 변화가 이유
세계 최대의 명품의류 플랫폼 파페치(Farfetch)가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금) 파페치가 최근 부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말까지 5억 달러(약 6천500억 원)의 자금을 구하지 못한다면 도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하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은 주가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2021년 초 230억 달러(약 30조 원)에 달했던 파페치의 시가총액은 최근 2억5천만 달러(약 3천200억 원)로 100분의 1토막 가까이 폭락했다.
이번 주에도 30% 이상 주가가 하락했다.
파페치는 포르투갈의 사업가 주제 네베스(49)가 지난 2007년 창업했다.
명품업체들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급속하게 성장했고, 지난 2018년에는 뉴욕증시에 상장됐다.
까르띠에를 소유한 리치몬트 그룹과 중국의 알리바바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파페치는 급속도로 몸집을 불려 나갔다.
파페치의 추락은 과욕으로부터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페치는 명품 의류 거래를 중계해주고 30%의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로 성장했지만, 뉴욕증시에 상장한 뒤 6억7천500만 달러(약 8천800억 원)를 들여 이탈리아의 패션 업체를 인수했다.
또한 미국 백화점 니먼 마커스의 지분 매입에 2억 달러(약 2천600억 원)를 투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투자는 재고 우려 없이 소비자와 생산자를 중계하는 유통으로 돈을 번다는 기존 사업 모델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파페치가 인수한 이탈리아 패션업체 뉴 가드스 그룹은 올해 매출이 40%나 급감하면서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특히 최근 명품 시장 변화도 파페치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각국의 명품 업체들이 온라인에서도 외부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유통을 맡으려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파페치가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대표적인 명품 소비 시장인 중국과 미국 시장이 둔화하고 있는 것도 파페치의 회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파페치에 거액을 투자한 리치몬트 그룹도 더 이상 신규 투자는 없다고 못을 박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파페치는 사모펀드 아폴로 매니지먼트 등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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