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이어 전인대 외사위·국무원 대만판공실도 비난 가세
미국의 2024 회계연도 국방 예산과 국방 정책이 담긴 '국방수권법'에 대한 중국의 비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8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외사위원회는 전날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이 법안은 대만 문제에 대해 농간을 부리고 중국과의 전략 경쟁을 부추기며 중국 내정을 간섭하고 중국의 주권 안전과 발전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중미 정상회담의 합의를 위반하는 것으로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익으로,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 중 기초이자 중미 관계의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반드시 통일될 것이며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려는 어떠한 불장난 도발도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제로섬 사고와 이념적 편견을 버리고 법안의 중국 관련 부정적 조항을 시행하지 않으며 중국의 주권과 핵심이익 관련 문제에 위험을 무릅쓰지 말아야 한다"며 "실제 행동으로 양국 정상이 달성한 중요한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빈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국방수권법에 대만 관련 내용을 쑤셔 넣으며 노골적으로 대만 문제에 대해 제멋대로 지껄이고 중국의 내정을 간섭했다"며 "이것은 대만 독립 세력에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내며 대만 해협의 평화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비난했다.
천 대변인은 "미국 일부 인사들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대만의 무장을 가속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대결을 선동하며 대만해협에 기름을 붓는다"며 "미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한 정치적 약속을 이행하고 대만 무장을 중단하며 대만 선거 개입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키고 서명한 것에 대해 중국은 강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현 한다"며 "이미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국방 예산을 직전보다 약 3% 늘린 8천860억달러(약 1천152조원)로 규정하는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했다.
2024 국방수권법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 등과 함께 중국과 전략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확대하려면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동맹과 협력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만과 국방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과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안보 협정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처럼 관계기관들을 총동원해 미국의 국방수권법을 겨냥한 비난 수위를 높이는 것은 내달 13일로 예정된 대만 총통선거(대선)를 앞두고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을 차단하고 친미 성향의 집권당 후보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은 대만 대선을 앞두고 대만산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한 데 이어 "대만 독립은 전쟁을 의미한다"며 대만 독립·친미 성향의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를 겨냥해 노골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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