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더 높은 가격·더 적은 신제품·더 나쁜 사용자 경험"

미 법무부가 21일(목)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 25년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소송이 '소환'됐다.

미 법무부는 이날 애플을 상대로 한 소송을 발표하면서 1998년 5월 제기한 MS를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을 언급했다.

법무부는 애플이 "MS와 같은 전술(tactic)을 많이 썼다"며 이에 고객들에게 "더 높은 가격, 더 적은 신제품, 더 나쁜 사용자 경험"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애플

(애플 로고)

애플이 과거 MS처럼 스마트폰 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이용해 경쟁과 혁신을 저해하고 소비자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이번 애플을 상대로 한 법무부의 소송은 25년전 MS를 상대로 한 소송, 2020년 검색엔진 시장과 관련해 구글을 상대로 한 소송에 이어 거대 정보통신 기업들을 상대로 한역대 손꼽히는 반독점 소송 중 하나다.

이 세 소송 모두 미 정부가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경우다. 26년 전 MS는 PC 윈도 운영체제를 세계 최고 기업이었다.

윈도, 검색 엔진, 아이폰 등 이들 기업의 가장 주력 제품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이들 기업이 자사의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줬다는 법무부 주장도 비슷하다. 다만 제품 지배력은 다소 차이가 났다.

MS는 1990년대 당시 윈도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 세계 거의 모든 데스크톱 컴퓨터 운영체제의 90%를 장악하고 있었다. 구글 역시 검색 엔진 시장에서 현재까지 9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아이폰은 미국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50% 남짓 수준이다.

현재 구글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의 재판은 진행 중인 가운데 MS를 상대로 한 소송은 당초 MS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흐지부지 끝났다.

1심 법원은 MS가 막강한 힘과 막대한 수익을 앞세워 다른 회사들의 시장 경쟁 노력을 봉쇄해 왔다는 법무부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MS를 2개 회사로 분리하고 이후 10년간 재결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요청도 받아들이면서 MS는 위기를 맞았다.

2001년 6월 항소법원은 1심 판결을 대부분 유지하면서도 회사분할 명령은 받아들이지 않고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항소심 이후 소송은 법정 밖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법무부는 회사 분할 계획을 포기하고 3개월 뒤 MS와 합의안을 도출했다.

독점 문제 해소를 위해 MS에 5년간 제한을 가하는 합의안은 2002년 연방법원이 최종 승인하면서 소송은 사실상 일단락됐다.

MS는 당시 소송으로 시장 제약을 받기는 했지만, 회사 분할 위기 등을 넘기며 당초 예상됐던 큰 타격은 받지 않았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MS 반독점 소송을 밀어붙였던 법무부가 조지 W. 부시 행정부 이후 회사 분할 요구를 포기하는 등 강경 대응 모드를 접으면서 소송이 흐지부지됐다는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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