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탈달러 우려 제쳐 둬"...금리인하·대선은 변수로 꼽혀

미국의 고금리와 산업정책 등의 영향으로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대외 투자금의 미국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을 근거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경을 넘어 이뤄진 투자 가운데 3분의 1 가까이는 미국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이 수치는 평균 18% 수준이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현상) 대응 과정에서 기준금리를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리면서 전 세계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렸다.

또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을 통해 대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도 미국으로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에 기여했다.

미국 텍사스주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미국 텍사스주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연합뉴스)

일각에서 탈달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해외 투자자들이 그러한 이야기를 제쳐두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평가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세계 자본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으로 유입됐지만, 미중 갈등 격화 속에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대외 투자 가운데 중국 비중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IMF 자료를 보면 국가 간 자본흐름 총액에서 중국 비중은 2019년까지 10년간 7% 수준이었지만 2021∼2023년 3% 수준으로 내려왔다.

중국 상무부 자료를 봐도 중국으로의 FDI가 4월까지 4개월 연속 줄어들었고, 미국의 고금리 및 중국의 저금리가 대비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외화 매수가 2016년 4월 이후 최고를 기록하는 등 자본이 유출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신흥시장으로의 FDI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으로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조너선 포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신흥국으로 흘러가는 자금 일부를 말려버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미국 자산의 투자 수익률이 내려갈 수 있고,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재정적자 급증,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 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TS롬바드의 그레이스 팬은 "법치가 다음 대통령 임기 동안에도 우세할지가 제도적 관점에서 큰 문제"라면서 "이는 탈달러 움직임이 서서히 힘을 얻는 상황에서 미국 자산에 대한 충분한 투자자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기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