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변화는 대중 강경론..."중러밀착에 유럽안보 악영향"
미국 '안보협력 장벽 제거' 주도...북한·이란 등에도 선명한 경고
워싱턴DC에서 막을 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는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에 대한 회원국들의 경계심이 뚜렷하게 확인된 자리였다.
CNN은 11일(목) 나토 회원국들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 변화였다고 보도했다.
나토 정상들은 전날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는 '결정적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무기와 기술 수출 중단을 요구했다.
유럽과 북미 국가들의 군사 동맹체인 나토는 출범 후 아시아에 위치한 중국에 대해선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이 아시아를 넘어 각 지역에서 군사·안보적으로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나토의 입장도 변화했다.
지난 2019년 공동선언문에서 최초로 중국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데 이어 2022년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전략개념'에선 처음으로 중국을 '도전'으로 명시했다.
지난해 정상회의에선 총 90개 항의 공동성명 중 6개 항목이 중국 관련 이슈에 할애됐다.
다만 당시 회원국들은 "중국이 나토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도전하는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고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사안을 들어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다.
올해 나토가 중국을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를 돕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각 지역에서 중국의 도전에 직면한 미국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안보 협력이라는 측면에서 유럽과 아시아 등 지역 간 장벽을 없애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 지역의 현안이 자신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유럽 국가들도 아시아 문제가 안보에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이는 새로운 환경"이라며 "우리들이 살고 있는 안보 환경의 구조가 변했다"고 지적했다.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가 상호 연결돼 있다는 현실 인식이 나토 회원국 사이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토는 중국뿐 아니라 북한과 이란에 대해서도 강경한 수위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나토 회원국들은 공동성명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포탄과 탄도미사일 수출을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를 큰 우려를 갖고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북한과 이란이 탄약과 무인기(UAV) 등 직접적인 군사적 지원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런 행위가 "유럽·대서양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한다"고 규탄했다.
또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과 관련 기술을 이전하면 '중대한 긴장 고조'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나토의 관심이 확산한 것은 그만큼 이 지역에서 전쟁 등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는 지적이다.
또한 미국이 중국의 위협에 손이 묶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선 유럽이 스스로 방어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선 전통적인 동맹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서뿐 아니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 사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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