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기차 생산계획도 연기, 내연기관 차량 투자 늘려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가 자율주행 차량 오리진의 개발작업을 무기한 중단했다.
일부 전기차 생산계획도 연기했으며 대신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투자 및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회사 크루즈에서 진행하던 오리진 개발작업을 무기한 중단하며 대신에 크루즈 직원들은 차세대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라 CEO는 이런 조치가 GM의 대당 생산비용을 낮추고 오리진의 디자인 특성으로 인한 '규제 불확실성'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공유용으로 설계된 오리진에는 페달이나 운전대가 없다.
오리진은 지난해 10월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 보행자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당국의 면밀한 조사를 받아왔다. 당시 보행자는 다른 차량에 치인 뒤 로보택시 경로에 쓰러져 오리진 차량과 부딪쳐 6m가량 더 끌려갔다.
이 사고 이후 캘리포니아주는 크루즈 무인 차량의 시내 도로 운행 허가를 철회했다.
GM의 폴 제이콥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오리진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분기에 6억5천만 달러(약 9천5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이콥슨은 "GM이 앞으로 오리진 개발을 재개할 수 있지만, 지금은 볼트 생산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전기차 전환 일정도 전반적으로 미뤘다.
신형 뷰익 전기차 모델 생산계획과 전기차 트럭 공장 개장도 연기했다.
GM을 포함한 미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수요는 주춤하지만 내연기관 차량의 수요는 아직 강해 판매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라 CEO는 "GM이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전기차 분야 투자를 연기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기차는 우리에게 가장 큰 성장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수개월 안에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44억 달러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조정 순이익은 3.06달러로,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2.71달러에 비해 높았다.
GM 주가는 예상을 넘는 실적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6% 넘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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