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텔레그램 CEO 체포에 이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켜

브라질인들은 하루에 평균 약 9시간 32분을 온라인에서 보낸다.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브라질인들이 이번 주말 일론 머스크의 X에 접속했을 때, 그들은 "이 사이트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빈 웹사이트를 발견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통신 규제 기관인 아나텔은 인터넷제공업체에 엑스에 대한 사용자의 접근을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접속 차단은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엑스는 반복적이고 의식적으로 브라질 사법 시스템을 무시했다"며 "브라질에서 무법천지 환경을 조성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가상 사설망(VPN)을 통한 우회 접속도 금지된다. 우회 접속이 적발될 경우 5만헤알(약 12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브라질 법원은 엑스에 일부 콘텐츠를 삭제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머스크는 불응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접속 차단 결정에 머스크는 "판사 코스프레를 하는 사악한 독재자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왼쪽)와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

(일론 머스크와 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 연합뉴스 )

엑스 차단에 브라질 사회는 혼란에 빠졌다. 브라질 예능작가인 시쿠 바르니는 인스타그램이 만든 SNS 스레드에 "나는 지금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모른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썼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립대 마우리시우 산토루 교수는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서도 뉴스나 SNS에 접속하기 위해 VPN을 많이 사용해왔다"며 "이런 유형의 도구가 브라질에서 금지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디스토피아 같다"고 지적했다.

이 금지는 몇 달간의 갈등 끝에 토요일 자정 12시 1분부터 발효되었으며, 브라질 대법원의 5인 패널이 월요일에 금지 조치를 유지할지 아니면 철회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브라질에서의 분쟁은 전 세계적으로 소셜 미디어 회사들과 정부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프랑스는 최근 텔레그램의 창립자인 파벨 듀로프를 불법 콘텐츠 확산 방지 실패 혐의로 체포하고 기소했다. 베네수엘라의 독재 정권은 지난달 머스크와의 공적 갈등 이후 X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알렉상드레 데 모라이스 대법관은 4월 혐오 발언과 고의적인 허위 정보를 퍼뜨린 것으로 간주된 계정들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머스크는 명령에 처음에는 반발하며 브라질에서 X의 사무실을 폐쇄했다. 

브라질의 디지털 법률 전문가인 루이스 아우구스토 두르소 변호사는 브라질의 법이 의도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것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말했지만, 기업은 법원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모라이스가 X를 "법이 없는 땅"이라고 부르며 지나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