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매각·인력 감축 등도 배제 안 해"
푸조,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4위의 다국적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유럽 진출에 따라 일부 공장을 폐쇄할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타바레스 CEO는 13일(현지시간) 보도된 프랑스 일간지 레제코와 인터뷰에서 "중국산에 대한 국경 폐쇄는 함정"이라며 "그들은 유럽 내 공장에 투자함으로써 관세 장벽을 우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공장들은 유럽 국가들에서 국가 보조금의 도움을 받아 운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이달 4일 27개 회원국 투표를 통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확정관세안을 통과시켰다. 확정 관세안은 이달 30일 전까지 관보에 게재된 뒤 이튿날부터 5년간 적용된다.
EU의 높은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중국의 비야디(BYD), 체리(치루이), 샤오펑(엑스펑) 등 자동차 업체는 유럽 내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타바레스 CEO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유럽 시장의 10%를 차지하게 된다면 약 15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고, 이는 유럽 내 7개 조립 공장에 해당한다"며 "그러면 유럽 제조업체들은 공장을 폐쇄하거나 중국으로 이전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독일 폭스바겐이 독일 내 공장 2곳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스텔란티스 역시 중국의 약진에 밀려 유럽 내 실적이 악화한다면 유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14일 라디오 RTL과 인터뷰에서도 중국과 경쟁에 맞서고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공장 폐쇄나 브랜드 매각 등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감축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스텔란티스는 2025년 초까지 현재의 재고를 4분의 1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 아래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왔으나 회사 주가는 작년부터 최근까지 거의 반토막이 났다.
회사의 경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비용 절감 노력을 해 온 타바레스 CEO는 2026년 1월 퇴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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