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 발행으로 34조원, 신용대출로 13조원 마련 계획
일련의 사고와 노조 파업으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약 350억 달러(약 47조6천91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추진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잉이 주식 또는 채권 발행을 통해 최대 250억 달러(약 34조700억원)의 신규 자본을 조달하는 한편 금융사들로부터 100억 달러(약 13조6천,280억원)의 신용대출을 받기로 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잉은 투자자들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번 250억 달러 자본조달 계획으로 향후 3년 동안 필요에 따라 주식 혹은 채권 발행 중 좋은 방안을 택해 유연하게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이같이 두 가지 신중한 조치를 마련했다"면서 "신용 대출 협약은 보잉이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가는 동안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얻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잉은 정확히 얼마를 언제 조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주 보잉 회사채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시장에서는 보잉이 신용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 100억 달러의 자본 조달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S&P의 항공우주 담당 벤 조카노스 이사는 15일 "보잉이 스스로 시간을 벌었다"면서 "하지만 보잉은 궁극적으로 파업을 해결하고 항공기를 다시 제작할 수 있어야 신용등급 하락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보잉 회사채 보유자는 "이번 자금조달 계획은 경영진의 현명한 판단이었다"면서 "보잉은 노조와의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시장에 단기적인 자금 우려가 없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임시 조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보잉의 이번 조치가 파업이 장기화하고 운영상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재무 유연성을 높이고 단기 유동성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이 조치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이전시 파트너스의 닉 커닝햄은 "조달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면서 "이렇게 임시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것은 금융기관들이 잠재적 투자자나 대출기관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잉 노조원 3만3천명은 지난 9월 13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인기 기종인 737 맥스를 비롯해 대부분의 항공기 생산 라인이 작업을 중단했다.
보잉의 2분기 말 연결 부채는 약 580억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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