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대선 참패에 '진보 진영' 1번지 굴욕...트럼프 득표율 껑충
'민주당 잠룡' 뉴섬 주지사 저항 예고...'우향우' 표심에 험로 예상
미국에서 진보 진영의 요새로 여겨지며 반(反)트럼프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캘리포니아주가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다시 한번 거센 저항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득표율이 상승하며 민심의 뚜렷한 '우향우'가 드러난 만큼 이러한 저항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화)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섬 주지사의 캘리포니아주가 여전히 트럼프 저항 운동을 이끌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민주당이 대선 결과로 입은 타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지금은 캘리포니아의 진보주의자들에게 힘든 시기일 수 있다고 짚었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도 주목받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대선 결과가 나오자 곧장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뒤집기' 시도를 막겠다며 '2차전'을 예고한 상태다.
뉴섬 주지사는 선거 이틀 후인 지난 7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앞으로 주 정책을 뒤집기 위한 소송에 나설 것을 대비한 추가 법률 자금 지원을 주 의회에 요청할 것이라면서 "캘리포니아에서 소중히 여기는 자유가 공격받으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며칠, 몇 달, 몇년 간 모든 눈이 서쪽(캘리포니아주)을 바라볼 것"이라면서 캘리포니아주가 반트럼프 움직임의 핵심 전선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뉴섬 주지사와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앞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된 공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낙태권, 기후, 이민, 성소수자 정책에 있어서 연방 정부와 갈등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많은 유권자가 민주당과 진보 세력을 외면한 선택을 내린 만큼 캘리포니아주가 트럼프 당선인을 상대로 벌일 이러한 '2차전'에는 험로가 예상된다고 WSJ은 짚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미국 전역에서 드러난 보수화 경향은 진보 요새인 캘리포니아주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당선인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승리를 가져오진 못했지만 2020년에 34%였던 득표율을 이날 개표 기준 38%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몇 년간 캘리포니아 주요 도시에서 늘어난 범죄와 마약 문제에 지친 유권자들은 의회 선거에서도 보다 강경한 범죄 대응을 약속한 보수 성향의 후보를 선택했다.
대선 과정에서 캘리포니아를 "진보주의자들이 도시를 망친 대표적 사례"라고 맹공격했던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것도 캘리포니아의 정치적 위상에는 직격타가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해리스 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캘리포니아가 진보적 정책을 통해 난민, 노숙자, 범죄 문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카멀라 해리스가 캘리포니아에 한 짓을 미국에 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진보 아성으로서 캘리포니아의 위상이 위기에 처한 만큼 뉴섬 주지사의 차기 대권 도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캘리포니아의 민주당 정치 컨설턴트인 앤드루 아코스타는 "지금 막 벌어진 일을 봤을 때 캘리포니아 출신의 정치인이 대선에 출마해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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