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경 위협을 '침략'으로 규정..."국경에 군대 동원은 법적 논란 전망"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국방부가 연방군을 멕시코와의 국경에 투입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화) 보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방부는 마약 밀매와 인신매매, 이민자들로부터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 연방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따른 것이다.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전날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 국경 지역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에서의 위협을 '침략'으로 규정했다.

그는 군을 국경에 배치하겠다고 밝히고 국방부에 국경을 봉쇄하고 주권과 영토를 지키기 위한 실행계획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을 '해외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행정 명령에도 서명하고 이들에 대한 군사력 사용을 허용했다.

그러나 연방군의 역할을 확대해 국경에 투입하는 것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국내 법 집행활동에 군대를 동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민병대법'(Posse Comitatus Act)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이 법에 따라 연방군은 이민자 구금, 밀수업자로부터 마약 압류, 차량을 붙잡아 수색하거나 국경을 넘어오는 사람들을 막는데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내란이나 국내 폭력 사태에 한해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와 마약 밀매업자를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침략자로 묘사함으로써 민병대법을 피해 갈 수도 있지만, 법적 논란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카고 로욜라대 존 던 법학 교수는 침략이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은 "적어도 국경이나 그 인근에서 군사력 사용을 그나마 그럴듯하게 허용하는 것이지만 판사나 법률 전문가들은 대량의 불법 이민이 '침략'을 구성하는지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행정명령에 따라 투입될 연방군이 국경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기존 미 국토안보부(DHS), 이민세관집행국(ICE)의 역할을 대체할지 아니면 역할이 중복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국방부 당국자들은 오랜 기간 국경 보안이 군인의 핵심 임무가 아니라고 주장해왔으며, 전직 관리들 사이에서는 국경에 병력이 투입되면 군대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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