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우크라 종전회담 지지 표명...양국 밀착 재확인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전화 통화로 미국과 시작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등 현재 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24일 보도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 통화에서 미·러 양국의 최근 접촉 상황과 러시아의 원칙적 입장을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의 근원을 제거하고, 지속 가능하며 항구적 평화 방안을 달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CCTV는 이날 통화가 푸틴 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됐음을 의미하는 '잉웨'(應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푸틴 시진핑 베이징에서 재회

(푸틴과 시진핑. 자료화면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전면적으로 상승한 초반에 위기 해결을 위한 네 가지 원칙 등 기본적 주장을 내놨다"며 "작년 9월 중국은 브라질과 일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국가와 함께 '평화의 친구' 팀을 만들어 위기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고 조건을 축적했다"고 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네 가지 원칙은 ▲ 각국의 주권·영토 완전성 존중 ▲ 유엔 헌장 취지와 원칙 준수 ▲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 존중 ▲ 위기의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노력 지지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러시아 및 관련 각국이 위기 해소를 위해 적극적(積極·'긍정적'의 의미도 있음)인 노력을 하는 것을 기쁘게 보고 있다(樂見)"고 언급했다고 CCTV는 전했다.

CCTV는 "양국은 각종 방식을 통해 소통·협조를 계속 유지하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이날 양국 협력 강화 의지도 재차 표명했다.

시 주석은 "역사와 현실이 우리에게 보여주듯 중국과 러시아는 떨어질 수 없는 좋은 이웃이자 아픔을 함께하고 서로 지원하며 함께 발전하는 진정한 친구"라면서 "중러 관계는 강한 내생적 동력과 독특한 전략적 가치를 갖고, 제3자를 겨냥하지도 어떠한 제3자의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러 양국의 발전 전략과 외교 정책은 장기적인 것"이라며 "국제적 변동이 있더라도 중러 관계는 침착하게 전진하고, 각자의 발전을 도우며, 국제 관계에 안정성과 긍정 에너지를 주입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관계 발전은 러시아가 장기적 안목에서 내린 전략적 선택으로, 절대 임시방편이 아니다"라며 "시시각각 영향을 받지도, 외부 요인의 방해를 받지도 않는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양국 협력 강화 의지를 재차 표명하면서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전쟁 승전 80주년'(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맞이 기념행사를 잘 치르자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이날 성명에서 두 정상이 장시간 따뜻하고 우호적 분위기에서 전화 통화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최근 러시아와 미국 간 접촉에 대해 알렸으며, 시 주석은 이 회담에 대한 지지를 표하면서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방안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양국의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경제, 무역, 투자, 문화, 교육, 스포츠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의 외교 관계가 세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안정화 요소라며 "이는 본질적으로 전략적이며 외부 영향을 받지 않고 누군가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승전 80주년 행사와 관련한 고위급 회담 일정도 이날 전화 통화에서 확정됐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미·러 협상에 대해 여러 파트너 국가에 알릴 계획이라며 이날 그 절차가 시작된다고 말했는데 중국이 첫 공유국이 됐다.

두 정상은 앞서 지난 달 21일에도 화상으로 회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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