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서 현대차·도요타 2%대 하락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2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한국시간 이날 오전 9시 54분 기준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각각 전일 대비 2.70%, 1.97% 내린 상태다.
현대차 주가는 장 초반 4.05% 떨어졌다가 낙폭을 회복했지만, 미국 투자 발표에 따른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한국시간 오전 9시 38분 기준 일본 증시에서 도요타(-2.44%)·혼다(-1.86%)·닛산(-2.54%)도 일제히 내림세다.
미국 주요 자동차기업 주가는 26일 장중 관세 발표 예고에 약세를 보인 데 이어 실제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낙폭을 확대했다.
내연기관차 '빅3' 가운데 제너럴 모터스(GM) 주가는 정규장에서 3.12% 하락 후 시간외 거래에서 6.18% 정도 떨어졌다.
미국 기업들 역시 해외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만큼 관세 영향을 받으며, 한국GM은 뷰익 앙코르 GX 등을 생산한다.
포드는 정규장에서 강보힙(+0.1%)으로 선방했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4.71% 떨어졌다. 스텔란티스는 정규장에서 3.55% 내린 뒤 시간 외 거래에서 4.33% 추가로 하락했다.
미국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 주가는 정규장과 시간외 거래에서 각각 5.58%, 1.31% 내렸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도요타·혼다 등 일본업체 주가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장 마감 후 모든 수입산 자동차 및 핵심부품에 대해 4월 초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해온 한국 등의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자동차(승용차·경량트럭) 수입은 전체 판매량의 절반가량인 약 800만대다. 국가별 대미 수출은 한국(154만대)이 멕시코(296만대)에 이어 2위이고, 일본(138만대)·캐나다(107만대)·독일(45만대)이 뒤를 이었다.
KCM트레이드의 팀 워터러 수석 애널리스트는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가 이미 대(對)미 투자와 미국 생산 확대 계획을 발표했지만, 그들이 이번 관세와 관련해 어떠한 편의를 제공받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당국이 중국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건설 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칩을 쓰도록 해 엔비디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 이후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5.74%)한 가운데 이날 아시아 반도체주 주가도 대체로 약세다.
SK하이닉스(-1.17%)·한미반도체(-2.35%), 일본 도쿄일렉트론(-5.19%)·어드반테스트(-0.46%) 등의 주가가 내렸다. 삼성전자(0.33%)는 상대적으로 선방 중이다.
자동차기업 등 시총 상위주의 부진 속에 한국시간 오전 9시 55분 기준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0.76%)와 국내 코스피(-0.53%)는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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