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가 수십 년 된 조약을 어기고 텍사스 남부 농민들에게 제공돼야 할 리오그란데강(Rio Grande) 물을 빼앗고 있다며, 이에 대해 관세와 제재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목요일(10일) 자신이 운영하는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글을 올려, "멕시코는 1944년 수자원 조약(Water Treaty)에 따라 텍사스에 130만 에이커피트의 물을 제공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건 매우 불공정한 일이고, 텍사스 남부의 농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며 "작년엔 텍사스에 남아있던 유일한 설탕 공장도 문을 닫았다. 왜냐하면 멕시코가 텍사스 농민들의 물을 훔쳐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텍사스 남부가 받아야 할 물을 되찾기 위해 싸우고 있지만, '졸린 조 바이든'은 농민들을 위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그건 끝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멕시코가 1944년 조약을 지킬 때까지 티후아나(Tijuana)로 향하는 물 공급을 중단시켰다"며, 자신의 농무장관인 브룩 롤린스(Brooke Rollins)가 텍사스 농민들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멕시코가 조약을 이행하고 텍사스에 약속된 물을 제공할 때까지, 관세는 물론 제재까지 포함한 조치를 계속해서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텍사스 농업 단체들은 작년부터 시작된 멕시코와의 물 분쟁으로 인해 감귤과 사탕수수 농가가 최악의 시즌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분쟁은 1944년 조약에 따라 멕시코가 미국에 물을 공급하는 방식과 관련된 것이다.

이 조약에 따르면, 멕시코는 5년 주기로 미국에 175만 에이커피트의 물을 공급해야 하며, 이는 미국 농민들에게 중요한 관개수원 역할을 하고 있다. 양국은 이전에도 이 조약을 두고 갈등을 겪었지만, 최근 수십 년 중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갈등이 심화됐다.
텍사스의 5억 달러 규모의 감귤 산업은 특히 멕시코에서 오는 물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텍사스는 미국 내에서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감귤 생산지다.
지난달 미 국무부 서반구국(Bureau of Western Hemisphere Affairs)은 멕시코가 요청한 콜로라도강 물 공급을 거부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X(구 트위터)에 "멕시코의 조약 불이행으로 인해 미국 농업, 특히 리오그란데 밸리의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은 처음으로 티후아나에 공급되는 콜로라도강 물에 대한 특별 요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하루 전, 텍사스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남부 텍사스는 인재(人災)에 가까운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며 자신이 상원에서 멕시코가 조약을 준수하도록 압박하는 싸움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루즈 의원은 서반구국의 발표를 공유하며, "이 조치는 멕시코가 조약을 지키도록 압박하는 데 꼭 필요한 옵션이다. 텍사스 농민들은 멕시코의 불이행 때문에 위기에 처해 있다. 나는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멕시코가 조약을 지키도록 압박하고, 텍사스 농민들이 물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