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백신·검사·치료 정보 페이지에서 정책 입장 전환 뚜렷
백악관이 코로나19 대응 대표 웹사이트인 COVID.gov를 '실험실 유출: 코로나19의 진짜 기원(Lab Leak: True Origins of COVID-19)'이라는 새로운 페이지로 대체했다고 ABC뉴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백악관이 운영하던 코비드 관련 웹페이지는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실수로 유출되었다는 이론을 지지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다섯 가지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 새로운 페이지는 2024년 12월 공화당 주도의 코로나19 팬데믹 특별 소위원회가 발표한 최종 보고서를 기반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나 전문가 합의는 존재하지 않지만, 백악관은 보다 명확한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이전까지 COVID.gov는 백신 접종, 검사, 치료, 롱코비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 보건 포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개편을 통해 페이지 내용은 전면적으로 변경됐다.

백악관은 해당 페이지에서 실험실 유출설을 뒷받침하는 다섯 가지 근거로 다음을 제시했다.
- 바이러스에 자연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생물학적 특성이 있다는 점
- 모든 감염 사례가 단일 유입 사건에서 시작되었다는 데이터
- 우한에 중국 최고 수준의 SARS 연구소가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
- 해당 연구소 연구원들이 2019년 가을 COVID 유사 증상을 보였다는 보고
- 자연 유래의 증거가 있었다면 이미 공개되었어야 한다는 주장
이와 함께 페이지는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포함된 일부 정부 관계자들이 2020년에 발표된 논문의 내용 편집에 관여하고, 자연 기원설을 강화하는 데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논문 저자들과 파우치 박사는 해당 논문이 조작되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코로나19의 기원은 팬데믹 초기부터 꾸준히 논란이 돼 왔으며, '자연적 감염'과 '실험실 유출' 두 가지 시나리오가 주요 가설로 제시돼 왔다. 결정적인 증거나 중국 현지의 원자료 접근이 부족한 상황에서, 관련 논의는 정황 증거에 기반한 논쟁으로 이어져 왔다.
미 정보기관 역시 일관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021년 국가정보국(ODNI)이 발표한 기밀 해제 보고서는 자연 유래 가능성에 다소 무게를 두면서도 정보기관 간 의견이 갈린다고 밝혔다. 2023년에 발표된 후속 보고서 역시 바이러스가 생물학 무기로 개발되었을 가능성은 낮고, 중국 지도부가 팬데믹 발생 전 이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새 페이지에는 앤서니 파우치 박사의 사진과 함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그에게 내린 '모든 범죄에 대한 사면(pardon)' 내용을 강조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HHS), 국립보건원(NIH) 등 연방 기관이 법적 투명성 및 의회 협조 의무를 위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다만 이들 기관은 정보자유법(FOIA) 요청에 응하고, 의회 청문회에도 출석한 바 있다.
이 페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봉쇄 조치 등의 방역 정책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특히 뉴욕시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파우치 박사는 2024년 청문회에서 직접 반박에 나섰다. 그는 "과학자들을 수백만 달러의 연구비로 매수해 연구 방향을 바꾸게 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논문의 내용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러스의 실험실 기원 가능성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 역시 사실과 정반대"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 발언에서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병한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경색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항상 좋은 관계였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흔들렸다. 시 주석과의 관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