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실적 부진에 머스크, 회사에 더 집중해야"
지난달 초, 테슬라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일부 투자자들이 일론 머스크 CEO의 백악관 활동에 불만을 제기하자,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 후임자 물색에 본격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월 1일 단독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사회는 여러 경영진 서치펌에 연락해 차기 최고경영자 선임 절차를 공식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및 수익이 급격히 악화되는 가운데 머스크 CEO가 워싱턴 D.C.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자, 이 같은 움직임이 감지됐다.
당시 이사회는 머스크 CEO에게 테슬라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것과 이를 공개적으로 표명할 것을 요청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반박 없이 이를 수용했다.

머스크 CEO가 연방지출 삭감 지원 업무로 대통령 측과 잦은 만남을 이어간 이후 테슬라는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지난주 발표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 급감했고, 머스크 CEO는 실적 설명 콘퍼런스콜에서 "다음 달부터 테슬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당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현재 주요 서치펌 한 곳을 최종 후보로 좁혔으나, 후임자 선임 작업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머스크 CEO가 이사회 멤버로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혹은 그의 업무 복귀 약속이 인사 계획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불분명하다.
기사 게재 직후 테슬라는 공식 성명을 통해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롭린 덴홈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테슬라 CEO는 일론 머스크이며, 이사회는 그의 경영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각료 회의에서 머스크 CEO에게 공로를 치하하며 "원한다면 얼마든지 머물러도 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인사 변화는 머스크 CEO가 20년 가까이 이끌어온 테슬라의 리더십 변화라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머스크 CEO는 2018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여전히 전 사업부를 총괄하며, 20여 명의 임원이 그에게 직보하는 구조다.
이사회는 독립 이사 추가 선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 창업자 JB 스트라우벨을 포함한 일부 이사들은 주요 투자자들과 만나 회사 안정화 의지를 피력해왔다.
머스크 CEO의 백악관 활동은 테슬라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2024년 테슬라 전기차 매출은 10년 만에 첫 연간 감소세를 기록했고, 가격 인하가 수익성을 압박했다. '사이버트럭'은 특이한 디자인으로 대중의 조롱 대상이 됐으며, 각종 결함으로 8차례나 리콜됐다. 미국 내 첫 풀 라인업 판매량은 머스크가 제시한 25만 대 목표의 6분의 1에도 못 미치는 3만9천 대에 그쳤다.
머스크 CEO의 정치적 성향이 브랜드 가치에도 타격을 주었다. 중국·독일·캘리포니아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줄었고, 중국 토종 전기차업체인 BYD에 시장 점유율을 내줬다.
한편, 테슬라는 로봇 및 자율주행택시 사업 전환을 추진 중이다.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활용한 로보택시 서비스는 6월 말까지 오스틴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금융총괄 바이바브 타네자는 올 1분기 "어려운 분기"가 될 것이라고 사전에 경고하기도 했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으며, 자동차 매출은 20% 줄었다. 머스크 CEO는 투자자들에게 "회사가 파산 직전은 아니다"며 "미래는 밝고 흥미롭다"고 낙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