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퇴임 몇 달 만에 암 진단 받아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전립선암, 그중에서도 뼈로 전이된 형태의 암 진단을 받았다고 일요일 바이든 측이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은 배뇨 관련 증상이 악화되면서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골전이가 동반된 전립선암으로 판명됐다. 바이든 개인 사무실은 성명을 통해 "이번 암은 보다 공격적인 유형이긴 하나, 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이며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바이든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의료진과 함께 치료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025년 1월, 82세의 나이로 대통령직에서 퇴임한 바이든은 재임 중에도 정신적‧신체적 노화에 따른 문제로 지속적인 의혹과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재선을 목표로 캠페인을 이어가다 논란이 된 토론회 발언 이후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에게 자리를 넘기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자료화면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멜라니아와 저는 조 바이든의 최근 건강 상태에 대해 슬픈 마음을 전한다. 질 여사와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빠르고 성공적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바이든이 진단받은 전립선암은 공격적이고 진행된 단계로 알려졌지만, 일반적으로 전립선암은 비교적 느리게 진행되는 암이다. 미국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에 따르면 전이성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5년 후 생존할 확률은 **약 37%**다.

뉴욕 맨해튼의 레녹스 힐 병원(Lenox Hill Hospital) 비뇨기과장이자 미국학술비뇨기과협회 회장인 리 리치스톤(Lee Richstone) 박사는 "이 암은 치료가 꼭 필요할 만큼 중대한 상태이며, 특히 다른 건강 문제가 많지 않다면 삶의 질과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바이든의 고령과 암의 전이 정도를 고려할 때 수술은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2024년 2월, 당시 대통령이었던 바이든은 월터 리드 군 병원(Walter Reed National Military Medical Center)에서 받은 신체검사 결과 "직무 수행에 적합하다(fit for duty)"는 주치의 케빈 오코너(Kevin O'Connor) 박사의 소견을 받은 바 있다. 해당 검진은 특별검사 로버트 허(Robert Hur)가 바이든을 "기억력이 저하된 고령의 남성"이라고 평가한 보고서 이후 진행됐다.

당시 오코너 박사는 종합적인 건강 평가 결과 "새로운 우려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바이든이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해 **양압기(CPAP)**를 사용하는 중이라는 점도 공개했다. 또 바이든의 걸음걸이가 나이에 따른 척추 변화로 인해 다소 뻣뻣해졌지만, 1년 전보다 악화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퇴임 이후 바이든 전 대통령은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4월 시카고에서 열린 장애인 옹호 단체 회의에서 퇴임 후 첫 주요 연설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회보장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바이든은 "100일도 채 되지 않아 이 행정부는 엄청난 피해와 파괴를 일으켰다"며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바이든의 퇴임 전 건강 상태와 판단력 저하에 대한 공개적 성찰이 이어지고 있다. CNN 진행자 제이크 태퍼(Jake Tapper)와 Axios 기자 알렉스 톰슨(Alex Thompson)의 신간을 포함해, 여러 언론인들이 바이든의 인지적 변화에 대해 다룬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버지니아대학교 정치센터 소장인 래리 사바토(Larry Sabato) 교수는 "일부 비평가들은 바이든의 이번 진단을 그가 2기 대통령직 수행에 부적합했음을 입증하는 사례로 삼을 것"이라며 "50-60대의 젊은 지도자들을 뽑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현재 78세다.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딸인 메건 매케인(Meghan McCain)은 바이든의 병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암은 최악이다. 그 자체로 지옥이며, 어떤 가족에게든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순간에는 정치적 공격을 삼가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