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CEO, 파트너들의 비판에 대응... 정보 유출자 색출 조사 착수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내부의 비판자들에 지쳤고, 마침내 정면 대응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일부 파트너들이 소비자 금융 사업 확장에 따른 수십억 달러의 손실과 솔로몬의 리더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었고, 일부는 언론에 내부 정보를 흘리고 있다는 의심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내부 정보 유출자를 추적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은 전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는 솔로몬에게 가혹한 시기였다. 그가 주도했던 소비자 금융 사업은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고, 주가는 하락했으며, 수익을 내던 파트너들은 이탈했다. 여기에 솔로몬의 DJ 활동까지도 조롱의 대상이 됐다.
솔로몬은 이 상황을 골드만 이사회에 알리며, 자신을 흔드는 내부자들을 퇴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사회는 이에 지지를 보냈고, 이후 공개적으로 CEO 전략을 비판했던 중역들이 하나둘씩 회사를 떠났다. 이로써 회사 내에 "CEO에 반기를 들면 자리 보전은 어렵다"는 경고가 퍼졌다.

현재 솔로몬의 입지는 과거와 비교해 한층 안정됐다. 골드만삭스는 소비자 금융 사업에서 철수하고 본연의 투자은행 및 자산관리 업무에 집중하고 있으며, 솔로몬은 DJ 활동을 중단했다. 수익성도 회복 중이며, 2025년 2월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는 연봉을 26% 인상받고, 5년 연임 조건으로 8천만 달러 규모의 보너스도 받았다.
소비자 금융 실패, CEO 내부 신뢰 흔들어
솔로몬은 골드만이 전통적인 '파트너십 문화'에서 현대적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다수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자산관리와 부자금융 부문을 분리했다가 다시 합치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파트너들이 이탈했다. 일부 파트너가 퇴사 의사를 밝히자 솔로몬이 격분하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는 전언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논란이 된 것은 '마커스(Marcus)'로 알려진 소비자 금융 부문 확대였다. 그는 핀테크 기업 '차임(Chime)'을 벤치마킹하며 중산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저축 확대를 시도했고, 2억 달러 규모의 대출회사 '그린스카이(GreenSky)'를 인수했다. 하지만 해당 부문은 수익을 내지 못했고, 결국 2023년 손실을 감수하며 매각됐다.
투자은행 부문이 호조였던 2021년에는 이 손실이 가려졌으나, 이후 투자 부문 실적이 하락하면서 임직원들 사이에서 소비자 부문에 대한 비난이 확산됐다. 내부 비판자들은 "소비자 금융에 쓰인 1달러는 본업 투자나 직원 보상에 쓰였어야 할 돈"이라며 날을 세웠다.
솔로몬은 비판자들에게 "비전을 못 보는 자들"이라고 응수했고, 한 경영회의에서는 "언론 보도가 회의 직후 나오는 상황에서는 진솔한 대화가 불가능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반기 든 자들'의 퇴출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에드 에머슨(Ed Emerson) 파트너는 사내 만찬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CEO 해임론을 주장하며 대통령직에 있던 존 월드런이 CEO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솔로몬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짐 에스포지토(Jim Esposito)**는 소비자 전략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CEO에게 소비자 금융 전략이 골드만에 부적절한 이유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CEO는 이에 강하게 반박했다. 솔로몬은 에스포지토에게 디즈니 CEO 밥 아이거의 조언을 인용하며 "어느 시점에선 CEO가 전략을 결정하고 팀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2022년, 회사는 소비자 금융 부문 전체를 재검토했고, 미 연준 및 CFPB(소비자금융보호국)도 해당 부문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듬해, 회사는 소비자 금융 철수를 공식화했다.
2023년, 조직 정비와 보복성 정리해고
2023년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회사 이사회는 소비자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자 규명을 위한 내부 리뷰를 시작했고, 정보 유출 의혹까지 조사에 포함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에스포지토는 결국 퇴사했다. 에머슨 역시 곧이어 회사를 떠났다. 소위 '잡음 많은 인물들'로 평가되던 파트너들이 연이어 떠났다.
CEO 권한 강화, 월드런과의 갈등 일단락
2023년 9월, 이사회 수석 이사였던 아데바요 오군레시가 애널리스트에게 "이사회는 솔로몬을 전폭 지지한다"고 밝히며 전환점이 마련됐다. 이후 솔로몬은 장기 재임 의사를 밝혔다. 과거에는 단임으로 끝내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이미지 회복과 금전적 보상을 이유로 더 오래 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 세계 400명이 넘는 파트너들과 일대일 소규모 미팅을 이어가며 "회사에 집중하라"고 당부했고, 자산운용 및 기관대출 부문 등 핵심 사업 개편에도 주력했다.
그 사이 존 월드런은 개인적으로 아폴로(Apollo Global Management) 이직을 타진하고 있었으며, 이를 알고 있던 솔로몬은 "이럴 수는 없다"며 이사회에 개입했다. 결과적으로 양측 모두에게 8천만 달러의 잔류 보너스가 지급됐고, 월드런은 이사회 임원 자격으로 잔류하게 됐다.
솔로몬은 연봉 3,900만 달러로 인상됐으며, 회사 주가가 2024년에만 48% 상승한 점이 평가 근거였다.
현재 골드만삭스 내부에서는 "솔로몬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가 아니라 "그가 언제 월드런에게 바통을 넘길까?"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