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시 개버드 정보국장을 명단에 올린 TSA 고위직, 직무정지 조치
트럼프 행정부가 항공 보안국(TSA)의 논란 많은 감시 프로그램 '콰이어트 스카이즈(Quiet Skies)'를 폐지하고, 해당 프로그램에 국가정보국장 툴시 개버드(Tulsi Gabbard)를 등록한 책임을 진 TSA 고위 관계자를 직무 정지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국토안보부(DHS)의 크리스티 노엄 장관은 5일, 해당 프로그램이 연간 2억 달러의 예산을 낭비하면서도 단 한 건의 테러 공격도 막지 못했다며 즉각 폐지를 선언하고 내부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열린 백악관 회의에서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TSA의 전직 및 현직 지도부에 대해 이 프로그램의 정치적 오남용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질의했다. 특히 DHS 특별보좌관으로 활동 중인 코리 루앤도우스키(Corey Lewandowski)가 개버드 국장을 프로그램에 등록한 인물이 누구인지 추궁했으며, TSA 운영 담당 수석 보좌관 스테이시 피츠모리스(Stacey Fitzmaurice)가 이에 대해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피츠모리스는 직무에서 배제되고 사무실에서 퇴거 조치됐다. TSA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그녀의 이력 정보는 삭제된 상태다.
논란의 감시 프로그램, 양당 정부 아래 운영
콰이어트 스카이즈 프로그램은 2010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시작되었으며, 항공 보안 요원이 지정된 승객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해 은밀히 감시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그램은 2018년 보스턴 글로브의 보도로 처음 외부에 알려졌으며, 이후 시민자유 단체와 일부 정치인들 사이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도 거론됐다. 랜드 폴(Rand Paul, 공화·켄터키) 상원의원은 DHS로부터 받은 문건을 근거로 개버드 국장이 2024년 해당 프로그램에 등록됐다고 밝히며 "시민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있었으며 이에 따른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버드 국장은 지난달 폭스뉴스에 출연해, 자신이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감시 대상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녀는 2024년 바티칸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는데, 해당 행사는 FBI 감시대상에 포함된 유럽 기업인이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DHS는 이번 주 초 발표에서 프로그램 전반에 부패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2023년 말 테러 연루자와의 동행자로 지목된 제니 샤힌 상원의원의 남편 빌리 샤힌이 이후 '추가 검색 제외 리스트'에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그는 향후 공항 보안 검색에서 면제 대상이 됐으며, 이는 샤힌 의원이 남편의 반복적인 과도한 검색에 대해 TSA에 질의한 직후의 일이었다고 한다.
상원의원 측 대변인은 "의원은 남편이 공항에서 반복적으로 과도하고 굴욕적인 수색을 당한 이후 TSA에 문의한 것일 뿐이며, 남편이 콰이어트 스카이즈 프로그램에 포함됐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내부 고발자 "임의로 대상 지정"...감시 실효성 논란
미국 항공보안요원 출신이자 내부 고발자인 로버트 맥클린(Robert MacLean)은 해당 프로그램이 훈련 부족, 대상 선정 기준 부재 등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당 행정부 모두 수년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개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20년 국토안보부 감찰 보고서에 따르면, TSA는 해당 프로그램을 "적절히 기획, 실행, 관리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프로그램 유지를 위해 무작위로 사람을 고른 셈"이라고 맥클린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