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직후 주거지역 추락... 탑승자 전원 사망 가능성 제기, 다수 부상자 발생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에서 런던 개트윅 공항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보잉 787-8 여객기가 이륙 직후 주거지역에 추락해 탑승자 242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인도 당국이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비행편 AI171은 현지시간 오후 1시 38분 아마다바드 공항을 이륙했으며, 탑승객은 총 230명으로 인도 국적 169명, 영국 국적 53명, 캐나다인 1명, 포르투갈인 7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아마다바드 경찰청장 G.S. 말릭은 "비행기의 파손 상태로 볼 때 생존자는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추락 지점인 의료대학 기숙사 주변에서도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에어인디아 CEO 캠벨 윌슨은 생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부상자 일부는 구조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인원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오늘은 에어인디아에 있어 매우 힘든 날"이라며 "조사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능한 모든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보잉항공기 사고

(인도에서 보잉항공기가 폭발하는 장면. WSJ영상 캡쳐)

추락 직후, 인도 전역의 방송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구조대가 들것으로 부상자를 옮기는 장면이 실시간으로 보도됐다.

보잉 787, 첫 치명적 사고 발생...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

보잉은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에어인디아와 긴밀히 연락 중이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탑승자, 승무원, 구조대, 모든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전했다.

보잉 787 드림라이너는 2011년 도입 이후 지금까지 치명적인 사고가 없었던 기종으로, 이번 사고는 해당 기종의 안정적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추락 직전 상황을 담은 영상과 비행기록장치(FDR),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를 토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기숙사 피해자도 발생... 의료진 가족 일부 실종

전국의사연합(Federation of All India Medical Associations)에 따르면, 추락 지점은 의료대학 기숙사로 최소 50명의 학생이 부상해 병원에 입원했으며, 상태는 안정적이다. 단체는 의사 3명의 가족 중 일부가 실종되었고, 한 명의 의사 배우자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비행기 고도 625피트에서 신호 끊겨... 전문가들 "미스터리"

Flightradar24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륙 후 약 625피트(약 190미터) 고도에서 위치 데이터 송신을 멈췄으며, 이는 이륙 후 불과 1분 이내였다. 해당 기체는 도입된 지 11년 된 보잉 787이었다.

항공전문가들은 "이륙 후에도 착륙장치가 여전히 내려져 있었고, 양력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륙에 필요한 속도와 동력이 충분치 않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방향타나 비행기 기체가 좌우로 기울어진 흔적이 보이지 않아, "양쪽 엔진 모두에서 추진력이 상실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 연방항공청(FAA)과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전직 수석 조사관 제프 구제티는 "이처럼 첨단 안전시스템을 갖춘 항공기가 이런 사고를 겪었다는 건 충격적"이라며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NTSB는 인도 항공사고조사국(AAIB)의 요청에 따라 조사팀을 인도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구자라트 주, 정·재계 거물 다수 거주... 피해 확대 우려

구자라트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고향이자 인도 주요 재벌들의 거주지로, 해외 거주 인도인 디아스포라 비율도 높은 지역이다. 모디 총리는 SNS를 통해 "형언할 수 없는 비통함을 느낀다"며 "모든 피해자에게 위로를 전하며, 정부는 적극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TATA가 인수한 에어인디아... 최근 안전 이미지 회복 중

에어인디아는 오랜 기간 국영 항공사였지만, 2022년 인도 대기업 타타그룹에 매각되었다. 이후 타타는 항공기 현대화 및 안전기준 강화를 위해 보잉·에어버스로부터 500대 이상을 신규 주문하고, 프리미엄 좌석 업그레이드 등 서비스 개선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그간의 이미지 회복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0년, 에어인디아의 저가항공 자회사인 에어인디아 익스프레스 여객기가 남부 케랄라에서 활주로를 벗어나 추락해 18명이 사망한 바 있다.

영국도 대응... 개트윅 공항, 피해자 가족 위한 공간 마련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은 공항 내 경찰 통제구역 뒤에 유가족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으며, 상황 파악과 정보 제공을 진행 중이다.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는 "수많은 영국인이 탑승한 런던행 여객기 추락은 매우 비극적인 일"이라며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