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객실·고장 난 화장실 등 승객 불만 지속... 민영화 이후에도 개선 과제 산적

지난 목요일(현지시간) 발생한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는 인도 항공 역사상 최악의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에어인디아는 이번 참사 이전부터 이미 심각한 운영 문제와 서비스 불만에 시달려 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륙 직후 서인도 아메다바드의 주거 지역에 추락해 폭발했고, 탑승자 24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번 사고는 2011년 도입된 보잉 787 드림라이너 기종에서 발생한 첫 치명적 사고로, 전 세계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에어 인디아

(에어 인디아. 에어인디아 X)

에어인디아는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항공사로, 1953년 국가 소유로 전환된 후 수십 년간 적자 운영을 이어왔다. 지난 2021년, 인도의 대기업 타타 그룹에 민영화되어 새롭게 출발했지만, 서비스 수준과 기내 환경에 대한 승객들의 불만은 여전했다.

타타는 항공사 정상화를 위해 싱가포르 저비용 항공사 '스쿠트' 출신 캠벨 윌슨을 CEO로 영입했으며, 대규모 항공기 주문을 통해 현대화를 추진해 왔다. 2023년에는 470대의 보잉 및 에어버스 항공기를 주문하며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발주를 기록했고, 이후 100대를 추가 구매했다. 2024 회계연도 기준, 타타가 운영하는 에어인디아 그룹은 4천만 명의 승객을 수송하고, 하루 평균 800편의 항공편을 운영했다.

그러나 민영화 이후에도 구형 좌석, 고장 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비위생적인 객실 등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항공 평가 기관 스카이트랙스(Skytrax)는 에어인디아에 대해 "기종별로 편차가 크고 일부 객실은 심하게 낡았으며, 객실 유지관리 및 청결 수준 향상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항공 분석가 마크 마틴은 "지난주 에어인디아를 탑승했는데, 기내 TV는 작동하지 않고 화장실도 고장 났다"며 "예전 정부 소유 시절보다도 상태가 나빴다"고 말했다.

이번 추락 원인과 관련해, 현재 조사팀은 엔진 추력 상실이나 감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보잉 측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타타 그룹 회장 나타라잔 찬드라세카란은 희생자 가족에게 약 11만 5천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부상자 치료비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에어인디아는 전반적인 서비스 문제에도 불구하고 숙련된 조종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 항공 안전 전문가 키쇼르 친타는 "에어인디아는 항상 수준 높은 조종사들을 채용해 왔다"며 "서비스 불만과 안전 문제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