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식품회사인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가 2027년 말까지 인공 색소를 모든 미국 제품에서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제품에는 아예 인공 색소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함께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와 같은 하인즈의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식품 내 인공 색소 전면 퇴출 정책에 맞춘 것이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현재 자사의 전체 미국 제품 가운데 약 90%는 이미 인공 색소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Jell-O, Kool-Aid, 크리스탈 라이트(Crystal Light), 하인즈 렐리시(Heinz Relish), 제트 퍼프드(Jet-Puffed) 제품군 등 일부 남아 있는 제품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자연 색소로 대체하거나 색소 자체를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Kraft Heinz

(Kraft Heinz. Baking Business)

회사의 북미 지역 대표인 페드로 나비오(Pedro Navio)는 "우리는 이미 대부분의 제품에서 천연 색소나 무색소 방침을 따르고 있으며, FD&C 인공 색소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보건복지부(HHS)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올 4월 발표한 6가지 주요 합성 색소의 단계적 퇴출 계획과 시기를 같이 한다. HHS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2026년까지 식품 내 석유 유래 인공 색소를 단계적으로 제거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며, "인공 색소와 식품첨가물이 미국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며 강력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케네디 장관이 내세우는 "미국을 건강하게 만들자(Make America Healthy Again)" 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간 식품업계는 레드40, 옐로우5·6, 블루1·2, 그린3 등 합성 색소를 사용해 제품의 시각적 매력을 높이거나, 가공 과정 중 사라진 색을 복원하는 데 활용해왔다. 케이크 아이싱, 캔디뿐 아니라 예상 외로 파이 크러스트나 샐러드 드레싱 같은 제품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합성 색소에 대한 건강 우려가 커지면서, 펩시코(PepsiCo)와 WK 켈로그(WK Kellogg) 등 주요 식품 기업들도 사용 제한이나 제거 방침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업계는 합성 색소가 오랫동안 미국 연방 기준상 '안전한 식품첨가물'로 인정받아 왔다는 점을 근거로 사용을 방어해왔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색상이 제품 특성과 직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색소를 아예 빼버릴 예정이며, 자연 색소로 대체가 어려운 녹색·파란색 계열은 다른 색상으로 변경하거나 제품을 재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이미 2016년 자사 대표 제품인 '크래프트 맥앤치즈(Kraft Mac & Cheese)'에서 인공 색소를 제거한 바 있으며, 이번 조치는 그 흐름을 전 제품군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시카고와 피츠버그에 공동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이번 발표로 인해 향후 업계 전반에서 인공 색소 사용 중단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