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수사당국, 사이버 공격 및 테러 가능성에 경계 강화... "국내 위협 수준 상승"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연방 수사당국이 이란의 보복성 테러나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FBI와 국토안보부(DHS)는 주 및 지역 정부에 국내 위협 수준이 상승했음을 경고하며 경계 태세를 높일 것을 촉구했다.

이번 주 초,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주요 도시에 있는 FBI 지부는 자원을 이란 및 국내 테러 위협 대응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는 최근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 단속에 초점을 맞춰 수사 인력을 전환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FBI 본부는 주말 내부 이메일을 통해 전 지부에 군사시설이 보복 공격의 목표가 될 수 있다며 국방부 및 주방위군과의 긴밀한 정보 공유를 지시했다.

FBI 헤드쿼더

(워싱턴에 위치한 FBI 본부)

FBI와 DHS는 일요일에 주 정부 및 지방정부 관계자들과의 전화 회의를 통해 아직까지 이란 정권이 미국 내 폭력을 선동한 징후는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잠재적인 테러 위협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FBI 측은 미국 내 정보망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같은 날 대국민 경보를 발령하며, 이란 사태로 인해 국내 위협 수준이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유대인이나 친이스라엘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나 이란 정부 후원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법무부 국가안보국장을 지낸 맷 올슨은 "이란의 테러 모의 가능성은 이제 더 높아졌다. FBI와 법무부는 향후 이같은 음모를 조기에 탐지하고 차단하는 데 더욱 철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계 강화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테러 대응 인력을 이민 단속 업무로 전환하면서, 실제 테러 위협 대응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내부 우려 속에서 이루어졌다.

FBI는 구체적인 작전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지만, "국가 안보에 가장 중대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자원을 지속적으로 재평가하고 재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연방 요원이 이민 단속팀과 함께 비자 기간을 초과했거나 불법 체류 중인 이란인을 수색하는 활동도 벌였으며, 이는 잠재적 테러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DHS는 테러 용의자 또는 폭력 극단주의자 색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이란인에 대한 집중 단속은 아니라고 밝혔다.

뉴욕과 워싱턴 D.C.에서는 경찰이 종교시설과 문화 외교기관의 경계를 강화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세계 무대에서 벌어지는 일이 결국 뉴욕 거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2020년 1월, 미군 드론이 바그다드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이후 수년간 미국 내 보복을 기도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1기 행정부 시절 해당 공격을 지시했다.

법무부는 그동안 이란이 기도한 암살 음모 중 일부를 저지하고, 트럼프 행정부 인사 2명과 트럼프 대통령 본인을 겨냥한 계획에 대해 형사 고발을 제기했다.

이와 별개로, 이란은 수년간 미국 정부, 기업, 주요 인프라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 위협을 지속해왔다.

국토안보부는 일요일 발표한 경고문에서 "이란 정부와 연계된 사이버 해커나 친이란 해커 그룹들이 미국 내 네트워크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란은 카타르 주둔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공격을 감행했고, 당시 현지에서는 폭발음과 섬광이 목격됐다.

그러나 이란의 과거 암살 음모처럼, 사이버 공격 역시 '의도는 컸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았다'는 분석도 있다.

구글 위협정보팀의 수석 분석가 존 헐트퀴스트는 "이란은 사이버 공격에서 혼재된 성과를 거뒀으며, 실제 효과를 과장해 심리적 충격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하며, 과대평가는 오히려 이들의 전략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개인을 특정하기 위해 통신사, 항공사, 호텔 체인 등을 상대로 스파이 활동을 벌인 바 있으며, 대미 정책 관련 인사들을 소셜 엔지니어링으로 공격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과거 이란이 성공한 사례로는 뉴욕 북부의 소형 댐 해킹 사건이 있으며, 이 사건은 미국이 이란 해커들을 형사 기소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당시 해커들은 댐을 원격으로 제어하려 했으나, 정기 점검 중 수동으로 오프라인 상태였던 덕에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