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동결·공공주택 확대 공약 내세운 조흐란 맘다니, 민주당 예비선거 선두로 부상
뉴욕시의 극심한 주택난 속에서, "가장 친사회주의적인 후보"로 평가받는 조흐란 맘다니(33세)가 뉴욕시장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선두권에 급부상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퀸스 출신의 민주사회주의자이자 현직 뉴욕 주하원의원인 맘다니는 임대료 동결, 700억 달러 규모의 공공주택 투자, 공공 부지를 활용한 주택 개발, 무료 버스 운행, 공영 식료품점 운영 등 획기적인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전 뉴욕주지사 앤드루 쿠오모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집 구하기, 이젠 '선발 대회' 수준
23세 법률 보조원 아마라 마요는 뉴욕에서 집을 구하는 과정이 "집 찾기라기보다 오디션" 같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셰어하우스 그룹에 자신의 셀카 여섯 장을 올리며 "친근해 보이면 룸메이트로 선택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이처럼 극심한 주택난에 시달리는 젊은 층 사이에서 맘다니의 정책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뉴욕시 공실률은 1.4%로, 196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베드룸 평균 월세는 1년 전보다 17.5% 오른 5,560달러로, 미국 내 주요 도시 중 가장 높다.
주택 위기, 맘다니 지지층 결집
주택 문제는 오랜 기간 뉴욕시장 선거의 핵심 이슈였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위기의식이 훨씬 더 크다. 전문가들은 "도시의 핵심 노동자들이 더 이상 그 도시에서 살 수 없다면, 당연히 지도자 교체 요구가 커진다"고 말한다.
한편 쿠오모 전 주지사는 임대료 규제가 아닌 개발 확대에 중점을 두며, 부동산 업계로부터 막대한 후원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토론회에서 맘다니에 대해 "그는 아무것도 지어본 적 없다"며 비판했다.
개발업자들과 집주인들은 맘다니의 공약이 신규 투자나 기존 건물 유지·보수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2019년 뉴욕시의 임대료 규제 강화 이후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임대료 동결은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FARE법 시행 이후 렌트 급등... "희망조차 어렵다"
주택난은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다. 6월 11일부터 시행된 FARE법(중개 수수료 금지법) 이후, 중개인들이 수수료를 임대료에 전가하면서 평균 임대료는 단 일주일 만에 16% 급등했다. 6월 셋째 주 기준, 7일 평균 임대료는 5,599달러, 일일 중간 임대료는 6,346달러까지 치솟았다.
소득의 60%를 임대료와 공과금에 쓰기로 각오한 28세 예술가 다닐로 코로틴은 "이렇게 서민의 삶을 대변하는 정치인을 만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맘다니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26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하르디티야 사르바이야는 현재 친구 집을 전전하며 온라인 커뮤니티, 렌트 사이트, 페이스북 그룹 등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집은 몇 시간 안에 사라진다"며 현재 호텔에서 임시로 머물고 있다.
'자기 PR 시대'... 셀카·술 대접·뒷돈까지
뉴욕의 젊은 세입자들은 이제 단순한 신용 점수나 소득 증명만으로는 집을 구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마요와 같은 이들은 소셜미디어나 크레이그리스트, 레딧 등을 통해 '완벽한 룸메이트' 이미지로 자신을 포장해 낯선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자 한다.
일부는 중개인을 술집으로 초대하거나 몰래 뒷돈을 찔러주는 방식으로 "집을 구하기 위한 창의력 싸움"에 나섰다. 모든 이들이 "초봉의 절반 이상을 월세로 쓰는 건 이제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