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규모의 초호화 리노베이션 부인했지만...공식 문서엔 '전용 엘리베이터·옥상 정원·대리석' 명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최근 의회에서 증언한 내용이 연준 본부의 25억 달러 리노베이션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의회 일부에서는 그에 대한 처벌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고 뉴욕포스트(NYP)가 30일 보도했다.

NYP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지난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준 워싱턴 본부인 마리너 S. 에클스(Marriner S. Eccles) 빌딩 리모델링이 사치스러운 시설로 채워질 것이라는 NYP의 4월 보도를 "부정확하고 오도된 것"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제롬 파월

(피노키오에 빗댄 제롬파월 연준의장에 대한 NYP의 풍자 이미지, NYP )

그는 청문회에서 "VIP 식당, 새 대리석, 전용 엘리베이터, 분수나 옥상 정원은 전혀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프로젝트의 공식 설계 문서에는 "4층의 전용 식당 공간 복원", "이사진 전용 엘리베이터 상층부 연결 연장", "도심 생태계와 곤충 유입을 고려한 녹화 옥상 정원", "새로운 수공간(water features)" 등 파월의 주장과 상반된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해당 문서는 2021년 정부 기획 기관인 국가수도계획위원회(NCPC)에 의해 승인되었으며, 이후 별도 개정된 바 없다.

❚ 경제학자 "위증이라면 상원의 공식 질책 필요"

연준 이코노미스트이자 전 자문이었던 앤드루 T. 레빈(현 다트머스대 교수)은 "연준 고위 인사가 의회 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면, 이는 반드시 정정돼야 하며, 특히 중대한 경우 상원의 공식 질책(censure)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나 리미스(공화·와이오밍) 상원 의원도 파월 의장의 청문회 태도에 대해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다. 창피한 수준"이라며 "전용 식당, 엘리베이터, 채광창, 수공간, 옥상 정원 등에 관해 명백히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비판했다.

연준 대변인은 이번 사안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 "과잉 지출"에도 "예산 초과는 초과일 뿐"이라는 파월

올해 72세인 파월 의장은 리모델링 예산이 원래의 19억 달러에서 약 30% 증가한 25억 달러에 달한 점에 대해 "예산 초과는 그냥 그런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티모시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해당 프로젝트를 "마치 베르사유 궁전에 어울릴 법한 사치스러운 업그레이드"라고 비판했다.

앞서 <뉴욕포스트>가 연준의 초호화 본부 개보수를 단독 보도한 이후, 전 정부의 행정효율부(DOGE) 수장이었던 일론 머스크도 "정부 감시기관이 반드시 이 돈이 어떻게 낭비되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참고로, 민간 대기업인 JP모건이 뉴욕 맨해튼에 건설 중인 60층 신사옥(270 Park Ave)은 세계적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했으며, 공사비는 약 30억 달러로 추산된다.

❚ 연준 적자 확대 속 '사치 논란' 겹쳐

이번 논란은 연준이 최근 3년간 2,330억 달러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터졌다. 2023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연준이 연간 적자(약 1,14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파월 의장이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면서, 연준이 보유한 채권 수익보다 이자 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연준은 적자가 통화정책 운영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연준이 흑자를 낼 경우, 그 수익은 국고로 이전돼 국방, 교육, 메디케어 등 예산에 쓰이지만, 적자가 누적된 현재로선 이른바 '이연 자산(deferred asset)' 항목으로 묶여 상환될 때까지 정부 지출에 기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