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올해 2분기 글로벌 차량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갔습니다. 자율주행차로의 전환을 꾀하는 와중에도 판매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가 2분기 동안 인도한 차량은 38만4,122대로, 팩트셋(FactSet)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8만7,000대)를 소폭 밑돌았습니다.

머스크 정치행보, 브랜드 이미지에 부담

테슬라는 몇 달째 판매 감소세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치열해진 시장 경쟁과, 일론 머스크 CEO가 정치권에 관여하며 브랜드 이미지에 부담을 준 점을 지적합니다. 머스크는 지난 5월 말 연방정부 직책에서 물러났습니다.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자료화면)

테슬라는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차량 업데이트와 저금리 금융상품을 잇따라 도입했습니다. 3월에는 인기 모델인 중형 SUV '모델 Y'를 개편해 선보였고, 4월에는 가격을 낮춘 사이버트럭 보급형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6월에는 고급 모델S·모델X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공개했습니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수요일 개장과 함께 테슬라 주가는 2.4% 상승했습니다.

자율주행·로보택시에 승부수

테슬라 경영진은 줄어든 판매량과 수익성 축소에 대한 월가의 우려를 일축하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Full Self-Driving)와 휴머노이드 로봇(옵티머스) 투자 확대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테슬라는 6월 22일 약속했던 로보택시 서비스를 드디어 시범 운영하며 자체 차량공유 앱을 통해 오스틴 일부 지역에서 모델Y 기반 자율주행 택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사회관계망(SNS) 인플루언서를 포함한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 운행하며, 요금은 1회당 4.20달러로 책정했습니다.

머스크는 로보택시 네트워크가 장기적으로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5조~10조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2026년 말까지 미국 내 도로에서 수십만 대의 완전 자율주행 테슬라 차량이 운행될 것으로 기대하며, 소유주가 자신의 차량을 로보택시 네트워크에 빌려줄 수 있는 '차량 공유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이버캡 출시 예정

테슬라는 내년에 본격적인 자율주행 전용 모델 '사이버캡' 양산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2인승 구조의 이 차량은 3만 달러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한편 미국 내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6월 판매가 다소 둔화했지만 상반기 전체로는 높은 판매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다만 전기차 부문은 테슬라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고전했습니다.

포드의 전기차 판매는 2분기에 30% 이상 감소했고, 연간으로도 12% 줄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2분기 전기차 판매가 크게 줄었습니다. 반면 GM은 전기차 판매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려 4만6,280대를 기록하며 예외적으로 선전했습니다.

테슬라는 오는 7월 23일 2분기 전체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흔들리는 주가

테슬라는 지난해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차량 인도가 감소하며 1% 줄었고, 올해 1분기에도 13% 감소하면서 자동차 부문 매출이 20% 급감했습니다.

주가는 최근 몇 달간 큰 폭으로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지난해 말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뒤에는 주가가 거의 두 배로 뛰며 시가총액이 1조5천억 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취임 직후 다시 조정을 받았고 봄철에는 1조 달러 선을 회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