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반대파 달래며 독자 행보...7월 4일 서명 앞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대표적 법안이 결국 의회 문턱을 넘었다. 일부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법안에 담긴 재정지출과 재생에너지 지원 조항에 불만을 드러내며 표결을 거부하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막판까지 설득과 압박을 병행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대통령 자신이 직접 공화당 내 이탈표를 잡기 위해 수차례의 전화통화와 백악관 회의를 주도했으며, 행정명령을 통해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약속까지 꺼내들었다. 특히 풍력발전 터빈 부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나, 일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인허가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제안하며 보수 강경파 의원들의 표심을 붙잡았다.

BBB 법안 하원 통과후 트럼프 대통령 Victory 이미지 올려

(BBB 법안 하원 통과후 트럼프 대통령 Victory 이미지 올려. Truth 소셜)

러스 보트 백악관 예산국장도 의원들을 상대로 "행정부가 의회에서 배정한 예산을 집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워 불만을 달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법적으로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강행 의지를 보였다.

켄터키주의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과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통화하며 갈등을 조율했다. 매시는 법안 본회의 표결에는 반대표를 던졌지만, 절차 표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약속을 전제로 협조했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결 직후 기자들에게 "몇몇 의원과는 실제로 거래를 했다. 하지만 어차피 찬성했을 거라고 본다"고 말하며 웃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강압과 회유' 전략은 통했다. 법안은 하원을 통과했고, 공화당 내 반대표는 하원의원 2명과 상원의원 3명에 불과했다. "나의 영향력이 더 강해졌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의 공화당 내 지배력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이번 법안은 대규모 감세와 지출 삭감, 국경 보안 강화 등을 담고 있으며, 특히 팁·연장근로수당·노인 소득에 대한 임시 세금 감면이 즉시 소급 적용된다. 반면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 삭감과 영양지원 프로그램 축소는 추후 시행될 예정이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런 복지 삭감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역풍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압박에 밀렸다. 공화당 하원의원 칩 로이(텍사스)는 "백악관으로부터 꽤 괜찮은 확약을 받았다"며 결국 찬성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4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날 군인 가족을 위한 피크닉과 함께, 이란 핵시설 공격에도 투입된 B-2 스텔스 폭격기가 상공을 비행하며 축하 분위기를 더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하킴 제프리스(뉴욕)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무려 8시간 반이 넘는 최장 연설로 법안을 비판하며 "부자 감세법"이라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이번 조치가 중산층의 건강보험료를 올리고, 사회안전망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법안의 평가와 정치적 파장은 앞으로 몇 달간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화당은 중산층을 위한 표적 감세와 국경안보 강화라는 성과를 강조하지만, 민주당은 복지 삭감과 부자 감세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 법안 처리에 사활을 걸었다. 7월 4일이라는 자의적 시한을 고수하며 의원들에게 표결을 압박했고, 표결 당일에도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공화당은 뭘 기다리는 거냐? MAGA가 화났다!"며 공개 경고장을 날렸다.

법안 표결 직후 하원 의장 마이크 존슨이 법안 통과 결과를 들고 웃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혔으며, 회의장에는 70년대 히트곡 'Y.M.C.A.'가 흘러나왔다. 몇몇 공화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트럼프 대통령의 춤을 흉내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철한 이번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실제로 미국 경제와 서민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앞으로가 진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