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월 4일 서명한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은 향후 10년간 연방 의료 예산에 약 1달러 규모의 지출 삭감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메디케이드(Medicaid)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WSJ 에 따르면, 의료계와 정책 전문가들은 해당 법안이 미국의 공공의료 제도 전반에 구조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메디케이드 수급자 감소 전망...870축소 추정

의료정책 자문기관 매내트헬스(Manatt Health)의 분석에 따르면, 법안 시행으로 인해 향후 10년간 메디케이드 수급자는 약 870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편안은 메디케이드 수급 자격 요건을 강화해, 수급자는 6개월마다 소득 요건을 재확인하고 월 80시간의 근로·자원봉사·교육 이행을 입증해야 한다.

메디케이드

(메디케이드. 자료화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근로 가능한 성인의 자립을 유도하고, 낭비를 줄이는 개혁적 접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 트럼프 행정부 보건부 관계자 데이비드 맨스도퍼는 "이번 개정은 연방 복지 프로그램 운영 방식의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보건단체는 수급자 감소가 예방적 치료를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장기적 의료비 부담이 커질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병원 재정 영향 병행...보조금 구조 조정 무보험자 증가

법안은 메디케이드 병원 지불 구조에도 영향을 준다. 매내트헬스는 향후 10년간 병원에 대한 메디케이드 지불금이 약 6,650달러(18.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에 따라 병원들은 증가하는 무보험자 진료비(비보상 비용)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

병원 단체들은 특히 저소득층 농촌 지역 병원이 재정적으로 가장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며, 일부 병원은 감원·서비스 축소·건물 신축 보류 등의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병원 재정 안정을 위해 농촌 병원 지원 기금 500달러를 포함시켰으며, 일부 메디케이드 미확대 주(state)는 **더 높은 지급 상한선(110% of Medicare)**을 유지하게 된다.

보험업계도 영향...가입자 감소 수익성 압박 예상

민간 보험사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민간 보험사를 통한 서비스 제공 구조를 가지고 있어, 수급자 감소는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대형 보험사인 센틴(Centene), 유나이티드헬스(UnitedHealth), CVS헬스(Aetna) 등은 메디케이드 부문에서 상당한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구조조정 이후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일부 종료...가입자 추가 감소 가능성

법안은 기존 오바마케어 보조금의 만료 시점을 연장하지 않아, 추가로 약 510명의 보험가입자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의회가 보조금 연장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어, 최종 영향은 추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정부 재정 변화...총 1.3달러 예산 조정 예상

전국 주정부는 향후 10년간 약 1.3달러의 연방 단위 메디케이드 예산 감소에 직면할 전망이다. 특히 메디케이드 확대 는 의료기관 대상 세금(provider tax) 상한선이 6%에서 3.5%낮아지면서 더 큰 조정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일부 주정부는 대체 재원 마련 또는 서비스 조정을 검토 중이며, 전문가들은 각 주의 대응 방식에 따라 서비스 유지 수준과 재정 부담이 다르게 나타날 있다고 보고 있다.

공공의료 재정의 균형 재조정인가, 복지 축소인가

이번 법안은 연방 재정 절감과 세제 개편을 중심에 두고 있으나, 의료계에서는 보장성 약화와 의료 접근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병존하고 있다.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실제 결과는 향후 주정부 정책 결정, 연방 보완 입법, 병원 보험업계의 대응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단기적으로는 재정 효율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공공의료의 형평성과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