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 ACA) 건강보험을 이용하는 가입자들은 내년부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보험료가 20% 이상 오를 수 있다.

블루크로스앤블루쉴드 일리노이(BCBS Illinois)는 2026년 보험료를 27%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며, 자매회사인 BCBS 텍사스는 21% 인상을 신청했다. 워싱턴주, 조지아, 로드아일랜드 등지의 주요 보험사들도 20% 이상의 인상을 추진 중이다.

보험사들은 이번 대규모 인상이 ▲의료비 상승 ▲연방 보조금 축소 ▲정책 변경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ACA 가입자는 약 2,400만 명에 달하며, 대부분 개인이나 가족 단위로 민간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요청으로 보건 전문 비영리기관 KFF가 17개 주 및 워싱턴 D.C.의 주요 보험사의 요율 인상 신청을 분석한 결과, 센틴(Centene), 일레번스(Elevance Health) 등 전국 단위 보험사들이 여러 주에서 두 자릿수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리노이주 알링턴하이츠에 거주하는 클레어 포리(40세)는 현재 월 590달러를 내고 블루크로스 보험에 가입 중인데, 내년 보험료가 700달러를 넘는다면 감당이 어렵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에겐 그게 집 융자금입니다."

보조금 만료, 이중 타격 우려

오바마케어 보험료 인상은 단순히 의료비 상승 때문만이 아니다. 2021년 의회를 통해 일시적으로 확대되었던 ACA 보조금이 2025년 12월 말 만료됨에 따라, 상당수 가입자들은 보험료 부담이 급증하게 된다.

KFF의 부대표 신시아 콕스는 "많은 사람들이 '이중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보험료 인상과 함께 연방 보조금 축소로 실질적 부담이 두 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FF는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평균 보험료 인상률의 중앙값이 약 15%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2018년 이후 최대폭 인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의료비와 수요 증가가 핵심 원인

센틴과 일레번스 등 대형 보험사들은 이미 올해 의료비 청구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보고했다. 일레번스 측은 응급실 이용 증가, 고가의 약물, 정신건강 진료 수요 확대 등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일리노이·텍사스 블루크로스가 속한 비영리 기업 Health Care Service는 "각 보험 상품은 지역과 가입자 특성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며, 시장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접근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틴은 코멘트를 거부했으나, 7월 1일 "건강 상태가 더 안 좋은 인구 구성에 맞춰 보험료를 재산정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보험사는 ▲의료 장비 및 의약품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 ▲신규 가입 조건 강화 등도 보험료 인상 원인으로 지목했다.

가입자 감소 → 리스크 풀 악화

보조금 축소로 인해 내년 ACA 가입자는 수백만 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좋은 가입자부터 탈퇴하는 경향이 있어, 남아 있는 가입자들의 평균 치료비용은 증가하게 된다.

미국 보험계리학회(American Academy of Actuaries)의 선임 연구원 코리 우첼로는 "건강에 대한 우려가 있는 사람들이 더 높은 보험료와 까다로운 조건을 감수하고 남게 된다"며, 보험사들이 위험을 고려해 더 높은 요율을 책정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