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충격 이후 움츠렸던 소비자 지갑 열려... 대기업·소상공인 모두 긍정 전환
미국 경제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봄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관세를 부과한 이후 시장과 소비자들은 충격에 휩싸였지만, 현재는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기업들의 기대감도 되살아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한때 경기침체 공포로 소비자 심리는 무너졌고, S&P 500 지수는 2월부터 4월 사이 19%나 하락했다. 그러나 우려했던 경제 붕괴는 끝내 오지 않았다. 현재 미국 내 소비는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반등 중이며,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시간대학교의 소비자심리지수는 4월에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소매 판매도 경제학자들의 예측을 상회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팬데믹 시기보다는 안정된 모습이다.
소비자, 다시 '지갑을 연다'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제품 매니저 타일러 안(46)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경제붕괴를 우려해 생존장비와 프랑스산 로제 와인 한 상자를 구입하며 소비를 최소화해왔다. 그러나 최근 유럽 여행을 떠나면서 "돈이 살 수 있는 만큼 살 것"이라며 소비를 재개했다. 그녀는 환율 불리에도 불구하고 호텔과 식사, 젤라토에 아낌없이 지출했다.
기업들도 긍정 전환... 고용 확대도 모색
JP모간 체이스는 최근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경기침체를 더 이상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레미 바넘 CFO는 "관세 충격 직후 모두가 멈칫했지만, 결국은 삶을 살아야 한다"며 경제활동 재개의 분위기를 전했다.
카드 지출은 전년 대비 7% 증가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도 수익 증가를 기록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여행 수요 증가를 보고했다. 앞으로 발표될 기업 실적들이 미국 경제의 보다 분명한 방향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콘스턴트 콘택트'의 7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44%가 올해 초 예상보다 수요가 높다고 응답했으며, 3분의 1은 향후 3개월 내 사업 성과가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30%는 추가 고용 계획도 밝혔다.
고용시장에는 여전히 약점이 존재한다. 민간 기업의 신규 채용은 둔화되었지만, 6월 실업률은 4.1%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 외식업 등도 회복 조짐
뉴욕에 본사를 둔 대학입시 컨설팅 업체 커맨드에듀케이션은 7월 첫 주에만 1월 이후 최대 등록 수를 기록했다. CEO 크리스토퍼 림은 "고객들은 주식시장 불안정 속에 지출을 미뤘지만, 이제는 준비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외식업체 '선라이즈 소셜'을 운영하는 아론 앤더슨은 여전히 금리와 관세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마케팅과 고객 서비스 개선에 적극 투자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이라고 그는 말했다.
관세의 그림자는 여전... 하지만 소비자 심리는 안정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국가에 대한 고율 관세를 예고했으나 수차례 시행을 연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미국의 실질 관세율은 10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JP모간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는 "2018년 1차 트럼프 행정부 당시에도 관세 인상 효과는 2019년 하반기에야 본격적으로 나타났다"며, 현재의 여파도 시차를 두고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6월에는 인플레이션이 소폭 상승했고, 장난감·의류·가구 등 관세 민감 품목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결정의 순간, 이제는 '기다림의 피로'가 변수
보스턴에서 공구회사를 운영하는 크리스천 리드는 관세 우려로 봄철 신제품 생산을 중단했지만, 7월에 들어 두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하나는 가격 대혼란이 실현되지 않았다는 점, 다른 하나는 계속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다는 현실이다.
그는 아내와 함께 두 번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더 큰 SUV 구매를 보류했지만, 이제는 렉서스나 볼보 SUV를 다음 달 구매할 계획이다. "차 가격이 1만% 오를 거란 말도 있었지만, 결국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