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기업들, 수십억 달러 '현금 세금절감' 수혜
AT&T부터 아마존까지... 자유현금흐름 증가로 주가 및 투자 기대감 커져
지난번 통과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세제·지출 통합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이 미국 주요 기업의 재무 실적에 실질적인 현금 혜택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 했다.
WSJ에 따르면, 감가상각·연구개발(R&D) 비용의 선제적 비용 처리 허용 등 주요 조항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현금 절세 효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는 기업 가치와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AT&T는 2025년 한 해에만 15억 달러에서 30억 달러의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금 유입은 주가 호재... "투자·채무감축 여력 확대"
물론 세금 절감은 회계상 수익(earnings)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으며, 모든 절감액이 자유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AT&T는 절감된 자금을 새로운 인프라 및 설비 투자에 재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금 절감은 기업가치 및 주주 기대 심리에 긍정적인 신호다.
회계·세제 전문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자이언(Zion Research Group 대표)은 "회사의 현금이 늘고, 정부에 납부하는 현금이 줄어드는 구조는 투자자에게 기본적으로 좋은 신호"라고 설명했다.
AT&T는 이번 법안을 반영해 2026년과 2027년의 자유현금흐름 전망치를 각각 100억 달러에서 180억, 19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주주 배당, 부채 상환, 자사주 매입 등에 활용 가능한 자금 여력이 커졌다는 의미다.
빅테크 기업 수혜는 수십억 달러 단위
AT&T와 같은 전통기업 외에도 빅테크 기업들은 더욱 거대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자이언은 최근 보고서에서 메타(Meta)의 2025년 현금 세금 절감 효과를 최대 110억 달러로 추산했으며, 이는 기존 자유현금흐름 예상치 대비 무려 **31%**에 해당한다.
아마존은 그보다 더 크다. 자이언은 아마존의 올해 세금 절감을 157억 달러로 추정했으며, 이는 전체 자유현금흐름 대비 43% 수준이다. 이외에도 차터 커뮤니케이션(Charter),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타르가 리소시스(Targa Resources) 등의 기업도 연간 절감액이 자유현금흐름의 30%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S&P500 중 369개 기업, 총 1,480억 달러 현금 절감
자이언 리서치에 따르면 S&P500 지수에 포함된 369개 주요 기업들의 총 세금 절감 효과는 1,48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전체 자유현금흐름 전망치의 **8.5%**에 해당한다. 이 중 메타,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4개 기업이 전체 효과의 38%를 차지한다.
이 추산은 주요 세제 개정 3가지를 중심으로 분석되었다:
- 100% 보너스 감가상각 부활
→ 기업은 2025년 1월 19일 이후 취득·사용한 자산에 대해 전체 감가상각을 세금상 한 번에 공제 가능. - 연구개발(R&D) 선비용처리 재도입
→ 이전에는 수년간 나눠 공제하던 R&D 지출을 올해 한 번에 처리 가능. 단기 효과이긴 하지만 상당한 현금 유입 발생. - 이자비용 공제 한도 완화
예를 들어 메타의 경우 총 110억 달러 중 약 46억 달러는 이미 보유 중이던 미상각 R&D 비용을 한 번에 공제하며, 36억 달러는 신규 R&D, 나머지 28억 달러는 자산 감가상각 공제에서 발생한다고 자이언은 분석했다.
"예상보다 낮을 수도 있지만, 장기 효과는 지속될 것"
자이언은 해당 추산이 '거친 뒷면 계산(back-of-the-envelope math)' 수준이라고 전제하며, 실제 절감액은 기업별 선택에 따라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일부 기업은 올해 R&D 선비용처리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미 의회예산처(CBO)는 새로운 세제법안의 주요 조항이 향후 10년간 정부 재정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감가상각 공제 확대: 3,630억 달러 손실
- R&D 비용 공제: 1,410억 달러 손실
- 이자비용 공제 확대: 610억 달러 손실
"세수 줄지만, 주가에는 긍정적"
일부 조항은 단기 효과에 그치지만, 다른 조항들은 수년에 걸쳐 지속적인 이익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재정 적자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세제 개정이 기업가치 상승과 증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