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고율 관세 발효 직전... 인도 "부당하고 불공정한 조치" 강력 반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르면, 트럼프는 "현재 인도 정부가 러시아산 석유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수입하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그 결과 인도산 제품에 대해 "추가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명시했다.

이로써 인도는 오는 수요일 밤부터 시행되는 트럼프의 글로벌 고율 관세 대상국에 포함되어, 기존 25%에 더해 총 50%의 관세가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공표 후 21일 내에 발효될 예정이다.

이는 전 세계 주요 교역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 중 하나다. 현재 인도와 동일한 수준인 50% 관세를 부과받는 국가는 브라질 뿐이며, 시리아(41%), 미얀마(40%), 스위스(39%) 등도 고율 관세 대상국으로 분류된다.

미국-인도 정상 공동기자회견

(올해 초 인도 모디총리의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장면. 자료화)

트럼프는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좋은 교역 파트너가 아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많은 것을 팔지만, 그들은 우리에게는 거의 사지 않는다"며 "처음엔 25%로 결정했지만,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고 있어 앞으로 24시간 내에 상당히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러시아 전쟁 기계에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도 외교부는 수요일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부당하고, 정당하지 않으며, 비이성적"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국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 인상 발표 시점, 미국 특사 스티브 윗코프(Steve Witkoff)는 러시아에 머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 중이었으며, 관련 이미지는 러시아 국영 TV를 통해 공개됐다.

"중국에서 인도로의 우회 생산도 불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에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기업들이 생산거점을 인도로 옮기는 움직임에도 불만을 나타내왔다.

그는 지난 5월 SNS에 "나는 오래전부터 애플 CEO 팀 쿡에게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은 미국에서 제조되어야 한다, 인도나 다른 나라가 아니라"고 말했다.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2024년 미국의 10대 수입국 중 하나로, 미국 소비자들과 기업들은 870억 달러 이상의 인도산 제품을 수입했다.

애플도 압박... 팀 쿡, 트럼프와 백악관 동행 예정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애플의 미국 내 투자 발표 현장에 CEO 팀 쿡과 함께 백악관에 등장할 예정이다. 현재 애플의 인기 제품 대부분은 상무부의 '국가안보 조사(섹션 232)' 대상이며, 관세가 면제된 상태다. 조사는 해당 제품 및 부품의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애플은 최근 분기에서 8억 달러 손실을 입었고, 향후 15억 달러 추가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Canalys)에 따르면, 지난 분기 미국이 수입한 스마트폰 중 44%가 인도에서 생산됐으며, 이는 중국보다 많은 수치다. 팀 쿡 CEO는 지난 5월 "이번 분기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아이폰은 인도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모디 관계, 급속 냉각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모디는 트럼프 2기 취임 후 백악관을 방문한 네 번째 외국 정상이었다.

트럼프가 4월부터 글로벌 무역전쟁을 본격화하면서, 백악관 참모진은 인도와의 양자 무역 협정이 첫 성과가 될 수 있다고 수차례 언급해왔다. 그러나 실현된 첫 무역 협정은 인도가 아닌 영국과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