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메타·애플, 저소득층 주택 건설 자금 지원했지만 일부 프로젝트는 지연

 2019년, 메타(Meta), 구글(Google), 애플(Apple) 등 실리콘밸리 대표 빅테크 기업들이 지역 내 주택난 해소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6년이 지난 현재, 일부 사업은 진행 중이지만 상당수는 지연되거나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세 기업은 주로 개발업체에 대출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천 가구의 저렴한 주택 건설을 지원했다. 하지만 메타가 2019년 약속한 멘로파크(Menlo Park) 내 2억2,500만 달러 상당의 부지 개발 계획은 2022년 마스터플랜 승인을 받았음에도 추가 인허가 절차가 남아있어 착공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실리콘 밸리 주택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주택가 풍경)

UC 버클리 터너 주택혁신센터의 벤 메트카프 소장은 "2019년 발표 당시 대규모 투자가 지역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각 기업은 당시 약속한 총액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지만, 캘리포니아의 까다로운 토지이용 규제와 인허가 절차가 진행을 지연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구글과 메타는 각각 10억 달러, 애플은 25억 달러를 2019년에 주택 공급에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실리콘밸리 내 기술 일자리 증가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에 대한 비판 속에 나온 조치였다.

구글은 7억5,000만 달러 상당의 자사 보유 부지를 주택 개발에 제공하겠다고 했으며, 현재 세 곳의 복합개발 프로젝트에서 총 1만2,900가구 건설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 착공하지 않았고, 하이브리드 근무 확산으로 부동산 수요가 변해 마운틴뷰(Mountain View) '미들필드 파크(Middlefield Park)'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메타는 약속한 10억 달러 중 2억 달러가량을 집행했으며, 그중 1억5,000만 달러는 극저소득층 주택 건설 대출에 사용됐다. 주 정부와의 2억5,000만 달러 규모 주택 건설 파트너십도 포함돼 있었으나, 현재 진행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은 2024년 7월 기준 16억 달러 이상을 집행, 1만여 가구의 주택 건설·보존과 무주택자 지원, 주택 구매자 초기 자금 지원 등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산호세(San Jose) 내 3억 달러 규모 부지 개발 계획에 대한 업데이트는 내놓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외 지역에서는 진척이 더 빠르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2019년 시애틀 지역에 5억 달러를 약속하고 이듬해 7억5,000만 달러로 증액했으며, 올해 초까지 전액 집행했다. 아마존(Amazon)은 2021년 20억 달러를 약속한 뒤 22억 달러를 투입했고, 작년에는 추가로 14억 달러를 늘렸다. 투자 대상은 시애틀, 버지니아주 알링턴, 테네시주 내슈빌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