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기대와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거나 해결하는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양측은 회담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3시간 회담, 성과는 불투명
두 정상은 15일(금) 알래스카 미군 기지에서 약 3시간 동안 만났지만, 휴전이나 구체적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회담 직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진전을 이뤘다"며 "합의가 있기 전까지는 합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일부 성과를 언급했지만,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푸틴, 외교무대 복귀 상징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서방 정상들로부터 외교적 고립을 겪어온 푸틴 대통령에게 이번 회담 자체가 일종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카펫이 깔린 미군 기지 활주로에서 푸틴을 직접 맞이하며 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오늘의 성과 때문에 당장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고려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다만 "2~3주 뒤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인도산 러시아 원유 수입에 부과한 50% 관세에는 변동이 없다고 언급했다.
3자 회담 가능성 언급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젤렌스키와의 3자 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들이 원한다면 나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와의 직접 회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미국-러시아 협상 결과를 방해하지 말고 건설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토 교환·안보 보장 논의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영토 교환과 안보 보장 문제가 논의됐다고 시사했다. 그는 "우리가 꽤 가까이 와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동의해야 한다. 아마 거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는 합의를 거부해왔다.
전쟁은 계속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동부 우크라이나 대부분 지역에는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밤사이 29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85대의 드론을 발사했으나 이 중 61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정상회담과 ICC 기소
푸틴 대통령은 아동 강제이송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범으로 기소돼 있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모두 ICC 비회원국으로 이번 만남에 제약은 없었다. 회담에는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 양국 핵심 인사가 배석했다.
"다음은 모스크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곧 다시 만날 것"이라며 2차 회담 가능성을 언급했고, 푸틴 대통령은 영어로 "다음에는 모스크바에서"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그 발언 때문에 조금 곤란해질 수도 있다"며 웃어넘겼다.
젤렌스키 "미국을 믿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초청받지 못했으며, 사전에 "정의로운 평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전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조치는 러시아가 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회담은 화려한 의전 속에 시작됐으나 실질적 합의 없이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자'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푸틴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반복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배제된 채 불확실성만 커졌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