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가안보법 적용 첫 사례... 2나노 반도체 경쟁 '치열'
대만 검찰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대만 반도체 제조회사)의 핵심 반도체 기술을 일본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에 넘겼다는 혐의로 전직 직원 등 3명을 기소했다. 이번 사건은 대만이 국가안보법을 적용해 핵심 기술 관련 영업비밀 유출을 기소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검찰은 전 TSMC 직원인 천(Chen) 씨가 동료들로부터 기밀 자료를 빼돌린 뒤, 도쿄일렉트론 마케팅 부서로 이직해 이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 정보는 도쿄일렉트론의 식각(etching) 장비 성능 개선에 사용돼 TSMC의 차세대 2나노 생산 라인 공급 계약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씨는 해당 자료를 촬영·복제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공범으로 지목된 우(Wu) 씨와 거(Ge) 씨도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천 씨에게 최대 징역 14년, 우 씨 9년, 거 씨 7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들은 모두 영업비밀 절도 및 해외 활용 의도 혐의로 국가안보법 위반이 적용됐다.
기업·정부 반응
TSMC는 지난 7월 8일 내부에서 비정상적 접근을 감지한 뒤 고소장을 제출했다. 회사 측은 "영업비밀 절도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도쿄일렉트론은 해당 직원의 해고 사실을 인정하며 "당국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추가 언급은 자제했다.
전략적 파급력
이번 사건은 차세대 2나노 반도체 개발 경쟁이 글로벌적으로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세계 유수 반도체 기업들이 우위를 다투는 가운데, 이들의 장비·소재 공급업체들 역시 기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대만 법무부 조사국에 따르면 최근 10여 년간 120건 이상의 기술 유출 사건이 수사됐으며, 그중 대부분이 중국 관련이었다.
대만 법무부 관계자는 "대만의 기술 허브가 무너지거나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면 그 파급력은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