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익 신기록 세웠지만 시장 기대치 못 미쳐... 글로벌 무역전쟁 속 성장 불확실성

세계 유일의 시가총액 4조 달러 기업 엔비디아가 또다시 분기 실적 신기록을 세웠지만, 성장 속도 둔화와 무역 갈등 리스크로 투자자들의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매출·이익 신기록에도 주가 하락

WSJ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7월 마감된 2025 회계연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지만, 여전히 다른 초대형 기술기업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치다. 특히 국가안보 문제로 중국 판매가 사실상 차단된 상황에서도 거둔 성과라는 점이 주목된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 410억 달러는 월가 전망치에 다소 못 미쳤고, 이로 인해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약 3% 하락했다.

'블랙웰' 신제품 효과 기대

엔비디아는 3분기에 약 73억 달러 추가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앤비디아

(앤비디아 로고. 자료화면)

다만 중국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엔비디아의 H20 칩 대중국 판매를 허용했지만, 실제 출하는 이뤄지지 않았고,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판매액 15% 공제 규정도 아직 구체적 규정이 나오지 않았다.

초격차 지위 유지, 그러나 도전도 확대

2022년 말 챗GPT 출시 이후 시작된 AI 열풍 속에서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서비스에 필수적인 칩 공급자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분기 엔비디아의 **총마진율은 72.4%**에 달했으며, 올해 말까지 70% 중반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도전 세력도 커지고 있다. AMD, 아마존·구글 자체 설계 칩, 그리고 다수의 스타트업이 엔비디아의 높은 마진을 기회로 보고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무역전쟁 속 각종 규제가 강화될 경우 비용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무역 갈등 속 무거워진 '왕관'

엔비디아는 여전히 AI 시대의 '킹메이커'이지만,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 무역전쟁과 경쟁 심화 속에서 회사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운영하고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