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표는 견조하지만 체감 전망은 냉각...25%만 생활수준 향상에 자신
미국인들의 경제 전망이 크게 악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시카고대 NORC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생활수준을 개선할 "좋은 기회가 있다"고 답한 비율이 25%로 떨어져 1987년 조사 시작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다음 세대가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 자신하지 못한다는 응답도 4분의 3을 넘었다.
또한 "열심히 일하면 앞서 나갈 수 있다"는 미국적 신화(아메리칸 드림)가 더는 유효하지 않거나 원래 사실이 아니었다고 본 응답이 **약 70%**로, 최근 15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정당·계층 가리지 않는 비관론
WSJ에 따르면, 백악관을 장악한 정당이 경제를 더 낙관적으로 보는 전통을 반영해, 공화당 지지층의 비관론이 민주당보다 덜하긴 했다. 그러나 조사문항 6개를 합산한 지수에서 공화당 55%, **민주당 90%**가 본인과 자녀 세대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남녀, 연령, 학력, 소득(10만 달러 초과 포함) 등 대부분의 집단에서 비관 응답이 다수였다.

스탠퍼드대 경제학자 닐 머허니는 "끊임없는 낙관주의는 기업가정신의 연료였다"며 현 상황을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 평가는 다소 개선...그러나 '불안정감' 지속
**현재 경제 상태를 '우수·양호'**로 본 비율은 **44%**로 1년 전(38%)보다 높아졌지만, **'좋지 않다·나쁘다'**는 응답이 여전히 **56%**로 더 많았다. 재정상 문제가 크지 않은 가구에서도 주택 구매, 창업, 전업 육아 등이 전 세대보다 어려웠고, 다음 세대의 내 집 마련·노후 준비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텍사스 주 가들리의 감정평가사 제프 린들리는 자녀 2명이 함께 살고 있다며 "집값 부담으로 독립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스트라우즈버그의 형사변호사 빌 산체스(30)는 "열심히 일해도 얻을 수 있는 것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표와 심리' 괴리, 팬데믹 이후 확대
실업률·물가 등 전통적 지표는 양호한데 체감심리는 악화된 **'디스커넥트'**는 바이든 전 대통령 때부터 지적돼 왔고, 현재 트럼프 대통령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했다. **"미국 경제가 세계 최고"**라고 답한 비율은 **17%**에 그쳤고, 다른 나라가 더 낫다는 응답은 **40%**에 근접해 2021년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머허니와 연구진은 실업·물가·소비·주가 등 지표로 예측한 심리와 실제 소비자심리가 2005년부터 팬데믹 이전까지는 대체로 동행했으나, 이후 실제 심리가 지표가 설명하는 수준보다 더 부정적으로 이탈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주가 강세도 예전처럼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물가 수준 자체뿐 아니라 '미래 불확실성'**이 부정적 심리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집값·물가에 대한 '끈질긴' 우려
물가 부담을 **"매우 크게 느낀다"**는 응답은 **28%**로 2023년 3월 조사(당시 물가상승률 5%)와 동일했다. **"다소 부담"**은 **32%**로 역시 변함없었다(현재 물가상승률 2.7%). 주택 구입에 매우 자신 있다는 응답은 4분의 1 미만이었고, 자신이 거의 없다/전혀 없다가 **56%**였다.
워싱턴주 켄트의 IT 종사자 크리스티나 스티븐스(46)는 "임대료가 너무 비싸고 채용 시장이 어렵다"며 "많은 청년이 다시 부모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애틀랜타의 크리스토퍼 키셸(40)은 부부 합산 소득이 약 35만 달러지만 2.5% 고정금리를 포기하면 월 주거비가 두 배로 늘어 주택 갈아타기를 중단했다고 했다.
'트리플 악재' 체감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칼린 보우먼 선임연구원은 2008~09년 금융위기와 팬데믹을 거치며 물가·노동시장 불안·관세가 겹친 **'트리플 악재'**가 대중 심리에 누적된 것으로 해석했다. 콜로라도에서 함께 구직 중인 제리 에쉬(56)와 사위 오스틴 오들(35)은 관세의 효과를 두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에쉬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0년 근무 후 올여름 해고돼 "집값 대비 임금이 따라가지 못한다"고 했고, 오들은 "올바르게 해도 앞서 나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