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8일(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경전철(라이트레일) 안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우크라이나 난민 이리나 자루츠카(Iryna Zarutska) 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사회의 "악(惡)"에 맞서겠다고 밝혔다고 뉴욕포스트(NYP)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언론에 공개된 사건 당시의 충격적인 영상을 보고 난 뒤 이같이 말했다.

NYP에 따르면,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세상에는 악한 사람들이 있고, 우리는 그것과 맞서야 한다"며 "샬럿에서 오늘 아침(또는 어젯밤) 광인이 젊은 여성을 공격해 흉기에 찔러 숨지게 했다. 영상은 너무 끔찍해 제대로 보기 어렵다. 그녀는 그냥 앉아 있었을 뿐인데 잔혹하게 칼에 찔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런 문제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나라는 유지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전철에서 피살되는 우크라이나 난민여성

(경전철에서 흉기에 찔려 피산된 우크라이나 난민여성. NYP)

경찰은 전과가 있는 34세 디칼로스 브라운(Decarlos Brown Jr.) 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트럼프는 최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발생해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친 총격 사건도 거론하며 "우리는 결국 끝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른바 무보석 석방(cashless bail) 제도를 비판하며 "끔찍한 살인에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그날 오후 거리로 풀려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루츠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샬럿에 거주하는 고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현지 피자 가게에서 일하고 돌아오던 길에 변을 당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유력 보좌관 안드리 예르막(Andriy Yermak) 은 트럼프의 강경 범죄 대응 방침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조만간 부임할 신임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가 (사건) 조사에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사가 적절하고 신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우크라이나 측도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주당의 '범죄에 대한 미온적 태도' 를 부각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측 한 보좌관은 "이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주제이며, 다른 지역에서도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샬럿의 민주당 소속 시장 비 라일스(Vi Lyles) 는 언론이 피살 영상을 공유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칭찬했다가 공화당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용의자 브라운은 1급 살인 혐의 로 기소됐으며, 현재 심신능력(competency) 평가 를 받고 있다. 가족에 따르면 그는 과거 조현병 진단을 받은 바 있다. 법원 기록에는 강도, 중범 절도, 주거침입, 절취 등 전과가 기재돼 있다.